24일 잠실구장에서 2022 KBO리그 LG와 키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가운데 만원 관중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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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회 시작까지 3주가 채 남지 않았는데, 확정된 건 일정과 장소, 중계사 정도다. 메이저리그(MLB)가 사무국과 선수노조, 마케팅자회사를 총동원해 야심차게 준비한 MLB 월드투어가 파행 위기에 휩싸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김광현(SSG) 이정후(키움) 등 KBO 올스타를 망라한 라인업을 확정했다. 아쉽게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한 KT 이강철 감독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리허설 성격인 월드투어 모드로 전환했다. 이제 막 PO를 시작했고 한국시리즈(KS) 7차전 종료 후 2~3일밖에 시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으로서는 100년 만에 내한하는 팀 MLB에 대한 최선의 예우를 하는 셈이다.
메이저리그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USA투데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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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MLB는 ‘만만디’를 고수 중이다. 대회에 참가할 28명 엔트리를 확정하지 못했을뿐더러 내한하는 것으로 기대를 모은 명예의 전당 헌액급 선수는 개인일정으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LB 사무국이 빅리그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할 만한 대목이다. 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월드투어에 대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로 얽힌 빅리그 현실을 고려해도, 양국 프로 사무국간 약속한 대회에 이토록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는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MLB 측의 안하무인식 태도는 티켓 가격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17일 오픈한 월드투어 티켓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외면받았다. 한국에서 프로 스포츠는 가성비 좋은 콘텐츠다. 영화티켓 가격과 경쟁하는 수준이다.
2만석 규모 구장에 1000명도 안되는 팬이 찾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 현실로 다가왔다. 썰렁한 관중석 풍경은 시청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성대한 축제를 기대했던 대화 관계자들조차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11월 열릴 MLB 월드투어에 참가하는 빅리거 중 ‘당연하게도’ 국내 팬에게 가장 잘알려진 유일한 스타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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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예매 시작 후 반응을 지켜본 MLB 사무국 측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모습이다. 손해가 아닌 MLB 전체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사무국 내에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모터 측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 선수 구성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 티켓 가격까지 마음대로 내릴 수 없으니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프로모터 측 관계자는 “금전적 손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며 “부산 팬들께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KBO 올스타와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무리해서라도 대회를 유치한 것인만큼 관중석을 가득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고도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일 올스타전 때도 대회 일주일 전까지 엔트리가 교체되는 등 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MLB 사무국에서도 대회 성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말했다.
MLB 월드투어를 진두지휘 중인 짐 스몰 인터내셔널부사장은 지난달 19일 부산시청에서 개최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깜짝 놀랄 선수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25일 현재까지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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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포스트시즌 수준의 티켓 가격이라면, KBO 올스타를 보기 위한 팬들이 지갑을 열 수도 있다. 프리미엄석은 대회 참가선수와 사인회나 사진촬영 기회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팬서비스로 차별화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수준 높은 KBO리그 팬의 마음을 얻으려면, MLB 사무국의 콧대를 낮춰야 한다. 이번 대회는 MLB의 국제적 신뢰가 걸린 문제다. 한국은 결코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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