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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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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폭탄이 된 ‘학폭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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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신고 박현빈 KB손보에 지명

지난달 여자부서도 논란 불거져

“포용” “면죄부 안 돼”…부담 계속

경향신문

프로배구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은 성균관대학교 박현빈(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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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가장 민감하게 들여다보는 건 참가 선수들의 학교폭력 전력이다. 프로야구 두산이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김유성을 지명한 뒤 팬들의 트럭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4일 프로배구 남자부 드래프트가 열린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참가자 34명 중 22명(수련선수 5명 포함)이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 행사가 끝나고 전체 1~3순위로 지명된 선수들과 지명한 감독들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행사를 주최한 한국배구연맹(KOVO) 측이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전체 6순위로 KB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은 박현빈(18·성균관대)에 관한 자료였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박현빈이 중학교 3학년 때 후배들에게 언어폭력과 기합 등 학교폭력을 범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조치 사항으로 출석 정지 10일과 함께 전학이 결정 났고, 이 같은 사실을 박현빈이 드래프트 참가 신청 당시 ‘품위 손상 행위 사실’로 자진 신고했으며 KOVO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2022~2023시즌 V리그 2라운드 12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KOVO는 지난해 2월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이재영·다영 사태 후속 대책으로 드래프트 참가자에게 ‘품위 손상 행위 사실’을 서약서에 기재하도록 제도화했다. 제도화 이후 징계까지 확정된 건 박현빈이 처음이다.

징계가 확정된 건 박현빈이 첫 사례지만, 지난달 5일 열린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참가자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A선수의 경우에는 드래프트 신청 당시 박현빈처럼 학교폭력 전력을 자진 신고했지만, 박현빈과 달리 구단의 지명을 받지 않아 관련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B선수는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자진 신고가 아닌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B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교육청에 신고했고, 교육청을 통해 KOVO 측에 전달된 사안이었다. KOVO 상벌위원회는 관련 자료를 종합했지만 가해 행위를 확인하기 어려워 징계를 유보했고, 지난달 교육청 조사에서도 무혐의로 결정이 나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KOVO는 설명했다.

박현빈을 향한 배구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학교폭력으로 이미 조치를 받았고, 자진 신고해 징계가 확정된 만큼 비난의 화살을 계속 퍼부으면 안 된다는 시선이다. 또 다른 입장에서는 자진 신고나 징계가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후자 같은 시선으로 전날 열린 드래프트에서 박현빈을 아예 지명에서 배제한 구단도 적지 않았다. 박현빈이 코트에 나설 경우, 그는 물론 배구판 전체가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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