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영수(78)는 에미상 시상식 후 파티에서 보여준 격렬한 꺾기 춤에 대해 ‘조금 흔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21일 열린 ‘2022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 기자 간담회에 한국 공연 관광 홍보대사 자격으로 참석한 그는 “배우 생활을 하면서 무대에서 다양한 인물을 보여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며 “누군가 촬영해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과분한 주목을 받았다. 한국을 홍보하겠다는 큰 그림 같은 건 없었는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오영수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에미상 애프터 파티에서 '리브 더 도어 오픈(Leave the Door Open)'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트위터 |
1967년 극단 광장 단원으로 출발한 오영수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연극 200편에 출연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골든글로브 남우 조연상을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그를 한국 공연 관광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광고 러브콜은 거절하면서 홍보대사는 흔쾌히 수락한 오영수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보니 한국 콘텐츠가 세계를 선도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자유분방한 공연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대학로를 영국 웨스트엔드, 미국 브로드웨이 못지않은 아시아 공연 예술의 메카로 국제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했다.
1970년대에 형성된 대학로에는 현재 공연장 150곳이 밀집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 관광 축제인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은 올해 뮤지컬·연극·넌버벌쇼 등 150편이 참가한다. 개막하는 오는 24일 대학로 이화사거리부터 혜화역 1번 출구까지는 차 없는 거리로 바뀐다. 개막식 사회자는 영화 ‘기생충’의 배우 박소담. 홍보대사 오영수와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모니카가 이날 특별 무대를 선보인다.
올해 6회째인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은 10월 30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관광공사 유진호 관광상품실장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대학로에 끌어들여서 한국의 여러 가지 공연 문화를 즐기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대학로 공연을 찾는 관람객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030여성’으로 겹친다. 공연이 한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오영수는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앞에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이라고 적혀 있는데 지날 때마다 그 문장을 마음에 새긴다”며 말을 이었다. “나도 젊은 시절에는 설익은 배우였어요. 대학로에서 여러 무대에 오르는 과정에서 여물었지요. 관객에게도 대학로가 아름다운 예술과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가 되길 희망합니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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