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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DA, 2023년에도 '대마 성분' 금지약물 목록에 포함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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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2021년 '리처드슨 마리화나 논쟁' 재점화할 수도

연합뉴스

'마리화나 논쟁'을 부른 셔캐리 리처드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세계도핑방지기구(WADA)가 대마에서 나오는 성분인 칸나비스(cannabis)를 2023년에도 금지약물 목록에 포함할 전망이다.

2021년 미국 육상의 라이징 스타 셔캐리 리처드슨(22)이 부른 '마리화나(대마) 논쟁'이 재점화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한국시간) "2023 금지약물 목록 초안을 본 사람에 따르면 WADA는 내년에도 칸나비스를 금지약물로 지정할 계획이다. 도핑 테스트에서 이에 관련된 성분이 검출되면 내년에도 출전금지 처분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와 레크리에이션 목적으로 한 칸나비스 복용을 허용하고 있다. 또한, 칸나비스가 운동 능력 향상에 영향을 주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며 칸나비스의 금지약물 목록 포함 여부가 논쟁을 부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WADA는 10월 1일까지 2023년 금지약물 목록을 확정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WADA 규정이 유지되면, 칸나비스 관련 성분이 검출되는 선수는 3개월의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다.

사전에 치료목적사용면책(TUE)을 승인받은 선수는 당연히 처벌받지 않는다. 그러나 칸나비스 성분이 검출된 뒤에 '치료 목적'을 증명하면 선수 자격이 '1개월'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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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목적으로 재배하는 대마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에서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둔 2021년 6월과 7월에 '마리화나 논쟁'이 벌어졌다.

리처드슨은 그해 6월 20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86으로 우승하며 상위 3명이 받는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경기 뒤 리처드슨은 "어머니의 부고를 지난주에 받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그런데 내가 지금 이곳에 있다. 올림피언의 꿈도 이뤘다. 복잡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할머니에게 달려가 진하게 포옹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당시 리처드슨은 감정을 추스르고 "도쿄에서 만나요"라고 외쳤다.

그러나 리처드스은 도쿄에 가지 못했다.

올림픽 선발전이 끝난 뒤, 리처드슨은 도핑 테스트를 받았고 소변 샘플에서 '칸나비스 성분'이 검출됐다.

미국 도핑방지위원회는 리처드슨에게 '선수 자격 정지 한 달'의 징계를 내렸다.

리처드슨은 미국 NBC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미국 육상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오래 떨어져 산) 어머니의 부고를 받았다"며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그런 선택(마리화나 복용)을 했다"고 고백했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마리화나 복용은 합법이다.

그러나 미국 도핑방지위원회는 '대회 기간 내 혹은 대회 직전 의료용 마리화나를 복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미국 육상연맹은 리처드슨의 올림픽 선발전 100m 1위 기록을 삭제했고, 도쿄올림픽 출전도 불발됐다.

리처드슨의 마리화나 복용 문제는 미국 육상계를 넘어 '사회적인 토론'까지 불렀다.

많은 이들이 "마리화나는 경기력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라며 "리처드슨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리처드슨의 올림픽 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규칙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리처드슨이 어려운 일을 겪었고, (도핑 테스트 적발 후) 잘 대처했지만, 규칙은 규칙"이라고 리처드슨의 대표팀 발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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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캐리 리처드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후 미국 도핑방지위원회는 "칸나비스의 과학적 검토"를 요청했고, WADA도 이에 동의했다.

미국 내에서는 "칸나비스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WADA의 금지목록 전문가 자문 그룹은 '과학적 증거에 기초해 칸나비스는 금지약물 목록에 포함될 기준을 충족한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WADA가 금지약물 목록을 정할 때 내세우는 기준은 ▲ 경기력을 향상시키거나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는 성분 ▲ 선수의 실제 또는 잠재적인 건강 위험을 내포한 경우 ▲ 스포츠 정신에 위배될 경우 등 크게 3가지다.

WADA는 그동안 '마리화나를 통해 배출되는 칸나비스 성분이 경기 중 잠재적인 건강 위험을 초래하고 스포츠 정신을 위반한다'며 칸나비스를 금지약물 목록에 포함해 왔다.

WSJ는 "최근 비톨트 방카 WADA 회장이 (미국) 정치인들에게 보낸 답변서에 '특정 선수의 징계를 근거로 WADA의 정책이 수정되는 경우는 없다'고 썼다"며 2023년에도 칸나비스가 금지약물 목록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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