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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물가·금리·환율 ‘3高'에… 철강사 이익, 1년 새 반토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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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40% 안팎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재 수요가 줄면서 제품 가격이 내려간 영향이 크다.

7일 철강·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최근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협상 과정에서 톤(t)당 20만원가량 인하하는 안을 제시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건조해야 하는 선박이 크게 늘면서 후판 물량을 많이 확보해야하지만, 유통 가격 등을 고려할 때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전기로. /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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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들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t당 115만원 수준에 후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개 반기 연속 후판 가격이 오르면서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일본산 저가 제품이 유입되면서 철강재 유통업체의 후판 판매 가격은 지난달 30%가량 내렸다. 조선사들이 후판 공급가 인하 목소리를 키우는 배경이다.

철근 가격도 4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달 철강사가 건설사에 공급하는 철근 기준가격은 t당 89만5000원으로 전달보다 3만원 하락했다. 철근 기준가격이 90만원선을 밑돈 것은 1년2개월여 만이다. 재고가 쌓이면서 철근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부진했고, 철근 가격도 끌어내렸다.

철강재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철강사들의 수익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POSCO홀딩스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2조5673억원, 영업이익 1조6054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9.4%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48.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4.4% 감소한 5422억원을, 동국제강은 45.8% 줄어든 16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들어 철강재 가격의 추가 하락은 멈춘 상황이다. 중국이 지난달 말 1조위안(약 198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철광석과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가격이 소폭 반등했다. 또 일본 도요타와 일본제철이 자동차 강판을 t당 4만엔(약 39만원) 인상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완성차·철강업계도 자동차 강판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수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강재 내수 판매량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3052만1892t으로 전년 동기 3154만2773t보다 3.2% 적다. 내수 판매량은 올해 1분기까지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4월부터 매달 평균 30만t가량 역성장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전이나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이 부진한 것이 걱정”이라며 “중국도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저가 수입산 철강재가 늘고 있어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포스코는 포항제철소가 제11호 태풍 ‘힌남노’ 여파로 공장들이 침수되면서 생산과 출하 등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고로(용광로) 2·3·4호기 모두 휴풍(쇳물 생산 일시 중지)에 들어간 상황에서 조업이 빨리 정상화하지 못하면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포스코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조속한 설비 복구와 고객사 피해 방지를 위해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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