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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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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라 부를 수도 없고..."김동엽, 마지막을 예감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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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군에서 그를 오랜 시간 지켜봐 온 박진만 감독 대행에게 조차 인정을 받지 못했다.

지난 2일 1군 엔트리서 다시 제외 된 삼성 김동엽(32) 이야기다.

김동엽은 8월23일 올 시즌 6번째 1군에 콜업 됐지만 2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또 한 번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매일경제

김동엽은 이제 유망주로 불리기엔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다.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8월23일과 25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나머지 경기서는 대타로 나섰다. 하지만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했다. 결국 다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제 팀 내 입지도 불안해졌다. 마땅한 자리가 없기 ??문이다.

그의 포지션인 좌익수에는 피렐라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향후 몇 년간은 피렐라가 삼성의 좌익수를 책임 질 가능성이 높다.

지명 타자 한 자리를 노려야 하는데 지명 타자는 고정하지 않고 돌아가며 활용하는 것이 최근 추세다.

더 이상 유망주라 불리기도 어색한 나이다. 이제 30대 중반으로 향해 가고 있다. 뭐라 불려야 할지 애매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아직도 타격 폼이 완성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여전히 확실한 자신만의 무언가를 갖지 못했다. 한 때 팀 내 최고 거포 유망주였지만 이젠 그렇게 불리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타격 분야에 능통한 장성호 KBSN 해설 위원은 "김동엽의 타격 폼이 바뀐 것을 벌써 몇 번째 보는지 모르겠다. 다리를 들었다 놨다. 토텝을 했다 오픈했다 크로스로 닫았다 하며 수 없이 타격 폼을 바꾸고 있다. 2군에 갔다 왔다고 하면 벌써 타격 폼 부터 달라져 있다. 타격 폼 바꾸다 은퇴하려고 하는 건지 묻고 싶다. 충분히 좋은 것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타격 폼을 바꾸느라 아까운 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 자기 폼이 없는 것이다. 확실하게 자기 폼을 정립 시켜놓고 야구하지 않으면 이대로 야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동엽은 20홈런을 쳤을 때의 타격 폼이 있다. 그 때의 폼이 베스트였다고 할 수 있다. 20홈런을 칠 수 있는 타격 폼이 있는데 왜 또 자꾸 손을 대려 하는지 모르겠다. 타격 폼을 바꾸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에 김동엽은 너무 자주 타격 폼을 바꾼다. 좋았을 때의 폼에서 조금씩 수정은 할 수 있지만 메커니즘 자체가 달라지는 건 큰 문제다. 20홈런 타격 폼에서 힌트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엽은 2017시즌과 2018시즌에 각각 22개와 27개의 홈런을 친 바 있다.

하지만 2019시즌에 부진하자 타격폼을 바꿨다. 20개 이상의 홈런을 쳤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러다 삼성으로 이적했고 2020시즌 20개의 홈런을 치며 다시 부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부진에 빠지자 다시 타격 폼에 손을 댔다. 장 위원의 표현대로 다리를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새로운 폼을 찾아 헤맸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이후 김동엽은 자신의 타격 폼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성적도 바닥을 치고 말았다.

올 시즌에도 몇 차례 타격 폼 수정이 있었지만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김동엽은 올 시즌 타율 0.221 2홈런 4타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장기인 장타율이 고작 0.337에 그치고 있다. OPS가 0.587에 불과하다. A급의 기준인 0.8에 한참 모자란 성적을 내고 있다.

삼성은 거포가 꼭 필요한 팀이다. 피렐라 오재일을 제외하면 홈런을 쳐 줄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여전히 김동엽에 대한 기대를 지울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김동엽은 아직까지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흔들리는 타격 폼 속에 밸런스마저 흐트러지고 있다. 유망주로 지내 온 시간이 꽤 오래 흘렀지만 여전히 자신만의 것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제 김동엽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유망주라 하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백업이라 하기에도 입지가 좁다.

사실 2군에서도 타율은 0.246에 불과하다. 장타율이 0.400에 불과했다. 이제는 2군 경기 출장도 후배들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홈런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있지만 뜻대로 야구가 풀리지 않고 있다.

김동엽은 모두가 부러워했던 장타 포텐셜을 폭발 시킬 수 있을까. 가진 것이 워낙 많은 선수이기에 보기가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삼성 관계자는 "김동엽은 이제 더 이상 기회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에게 돌아갈 기회가 다른 거포 유망주들에게 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적지 않은 기회를 이미 충분히 줬다는 것이 팀 내 판단이다. 김동엽이 스스로 반전의 기회를 만들기 전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유망주로 분류 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실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삼성 이적 후 1년 20홈런 한 번 친 것만으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엽의 야구가 이대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현재의 흐름만 놓고 보면 이 고민이 현실이 될 날이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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