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역대 최대]
2분기 GDP 성장률 0.7% 그쳐
수출 부진 속 민간 소비로 버텨
내수 위축땐 하반기 역성장 우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실질 GNI는 전 분기보다 1.3%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은이 7월 발표한 속보치(―1.0%)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실질 GNI 감소 폭은 2020년 2분기(―2.0%) 이후 가장 크다. 실질 GNI는 전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소득을 모두 합친 것으로, 국민들의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GNI가 줄어든 건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환율이 상승해 수입물가 부담이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2분기 실질 무역손실은 전 분기보다 9조 원 늘어난 28조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급여 및 이자수익 등을 뜻하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전 분기보다 9000억 원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민간 소비의 기여도가 1.3%포인트로 성장을 이끌었지만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0%포인트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올해 1분기 성장을 지탱했던 순수출 기여도는 ―1.0%포인트로 오히려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하반기는 더 불안하다. 국민들의 체감 경기가 이미 악화된 상황에서 향후 내수마저 위축될 경우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로 가계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된 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률이 상당 폭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3, 4분기에 0.1∼0.2%씩 성장하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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