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산맥 결승전 변상일과 리턴매치서 지난해 패배 설욕
"박정환·변상일·신민준 강한데다 다른 한국 기사 기량도 향상돼"
신진서 9단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32개월 연속 한국 바둑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신진서(22)는 국수산맥배 국제바둑대회 기간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에서 16명의 프로기사가 출전한 이 대회는 속기 기전이긴 하지만 사흘 동안 4판의 대국을 둬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게다가 서울에서 대회가 열리는 전라남도 영암까지 버스를 6시간 이상 타고 내려왔고 숙소에서 대국장까지 거리도 40분가량 걸렸다.
신진서는 15일 대회 결승전에서 변상일(25)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대회 첫 대국부터 상당한 피로감을 느꼈는데 오늘 결승전은 그래도 오후 대국이라 체력적으로 나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신진서는 이날 대국까지 올해 70전 60승 1무 9패로 승률 0.870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압도적인 성적이지만 신진서의 최근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국수산맥배에서 우승한 신진서 9단 |
신진서는 지난 4일 시작한 중국갑조리그에서 미위팅 9단과 리웨이칭 9단에게 패하는 등 4승 2패로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신진서는 "첫판은 (강자인) 미위팅과 대국에서 초반에 워낙 안 좋다 보니 패했고 이후는 4승 1패인데 그럭저럭 거둔 성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다만 그는 "중국 리그뿐만 아니라 국내 대회도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서 대국이 어렵고 대국 수도 많다 보니 조금 피곤하다"라고 밝혔다.
신진서는 "박정환 선수는 여전히 강하고 변상일·신민준 선수는 더 강해졌는데 다른 한국 기사들도 기량이 전체적으로 조금씩 올라온 것 같다"라며 "쉬운 대국이 거의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수산맥배 결승에서 패했던 변상일과의 이날 결승 리턴매치에 대해서는 "중반까지 팽팽하게 이어가다 초읽기에 몰리면서 형세가 안 좋아졌는데 상대가 하변 패를 들어오면서 반전시킬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신진서 9단 |
신진서는 명실공히 세계 최강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심리적으로는 다소 아쉬울 법도 하다.
그는 올 초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금메달과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창기배 우승을 목표로 꼽았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됐고 응씨배 결승전은 주최 측이 '대면 대국'을 고집하면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진서는 어쩔 수 없는 일정이라고 인정하며 "이제 후반기 목표는 삼성화재배와 LG배"라고 밝혔다.
LG배는 이미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삼성화재배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문 그친 아쉬움이 있다.
그는 서울로 복귀하면 18일부터 변상일과 GS칼텍스배 결승 5번기를 벌여야 한다.
신진서는 "GS칼텍스배가 끝나면 삼성화재배와 LG배 우승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겠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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