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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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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은 쥐었는데 손에서 물은 샌다...PGA 투어-LIV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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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디 오픈에서 우승한 캐머런 스미스. 페덱스컵을 마치고 LIV로 이적한다고 알려졌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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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단체들이 PGA 투어 진영에 똘똘 뭉치고 있다.

LIV가 지난 3일 PGA 투어를 대상으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 소장에 의하면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프레드 리들리 의장은 다수의 선수에게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지 말라고 했다.

소장에는 또 리들리가 LIV 골프 CEO인 그렉 노먼의 면담 요청을 거절했고 LIV의 2부 투어 격인 아시안 투어 조민탄 커미셔너에 경고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리들리는 “아시안 투어가 LIV 골프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계속 지원한다면 현재 '생태계'에서 아시안 투어의 위치와 관련된 결과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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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리들리(오른쪽에서 두번째) 오거스타 내셔널 의장이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 골프 전설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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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단체로 불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중립이었다. 그러나 장막 뒤에서 리들리 의장은 PGA 투어를 강력히 지지한 것이다.

디 오픈을 주최하는 R&A CEO 마틴 슬럼버스는 “LIV는 전적으로 돈에 의해 좌우되며 능력 위주, 공정한 경쟁 정신을 훼손해 장기적으로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USGA, PGA(오브 아메리카)의 입장도 비슷했다.

PGA 투어 진영에 9일(한국시간) 또 다른 승전보가 나왔다. 세계골프랭킹(OWGR)이 새로운 골프 랭킹 산정 시스템을 발표했는데 LIV는 뺐다. LIV는 54홀 대회이고 컷이 없는 이벤트 대회이니 점수를 줄 수 없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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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와의 전쟁을 주도하는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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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RG 이사진은 PGA 투어 진영으로 구성됐다. R&A 대표 출신 피터 도슨이 회장이고 오거스타 내셔널, 유러피언투어, PGA투어, PGA, R&A, 미국골프협회(USGA), 국제 PGA 연맹 등에서 이사진을 냈다.

LIV의 주축 선수인 케빈 나는 “성공의 마지막 관문이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는 것”이라고 했는데 PGA 투어 진영에서 이를 막았다. LIV의 엘리트 선수들은 자신이 우승하지 않은 메이저대회에 참가하기가 어려워졌다. LIV가 이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또한 LIV 선수 세 명이 PGA 투어 플레이오프 참가를 허가해달라는 소송이 9일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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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는 LIV 커미셔너 그렉 노먼.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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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PGA 투어가 모든 전투에서 승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랭킹 2위 캐머런 스미스와 마크 리시먼이 플레이오프 후 LIV로 가는 것은 여러 보도에 의해 기정사실이 됐다.

PGA 투어 측은 “LIV로 가는 선수는 몸이 아프거나 경쟁력이 떨어진 선수들”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24세로 젊고 골프 성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150회 기념 디 오픈에서 우승한 상징성이 있는 스미스의 이적으로 논리가 깨졌다.

플레이오프 이후 떠날 거물이 또 있다는 루머가 나온다. 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와 마스터스 지난해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 등이 거론된다.

LIV는 소장에서 PGA 투어 커미셔너인 제이 모나한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모나한이 기자회견장에서 필 미켈슨을 징계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미 2개월 출전 정지를 시킨 후였고 이후 2년으로 늘린 사실이 소장에 공개됐다. LIV 측은 거짓말을 한 모나한이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전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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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더 매치에서 마주 선 필 미켈슨(왼쪽)과 타이거 우즈. 두 선수는 각각 LIV와 PGA 투어를 상징한다. USA TODAY=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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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는 지난 3일 “PGA 투어가 LIV 시리즈에 출전한 선수들을 징계한 것은 유력한 경쟁자를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 결과가 중요한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무부는 이에 앞서 PGA 투어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 조사를 하고 있다. 28년 전인 1994년 PGA 투어의 반독점법 위반을 검토했던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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