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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어중간한 할리우드 영화보다 잘 만든 우리 콘텐츠 힘 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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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한 할리우드 영화보다 우리나라의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하는 게 훨씬 더 큰 힘이 되는 세상이 된 것 같아요.


28일 '비상선언' 인터뷰로 만난 이병헌이 한국 콘텐츠의 전 세계적 위상이 드높아진 시점에서 할리우드 작품 출연에 관한 생각을 이같이 전했다.

이병헌은 스티브 소머즈 감독의 액션 블록버스터 ‘지.아이.조’ 시리즈(2009, 2013)로 할리우드에서 본격 활동했다.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같은 저명 배우와 함께한 범죄드라마 ‘미스 컨덕트(2016)’, 전 세계 매출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100억 원)를 기록하며 흥행한 서부 액션물 ‘매그니피센트7(2016)’ 등에도 출연하면서 ‘원조 할리우드 진출 배우’로서 톡톡히 활약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한국 작품 출연이 많았다. 지난해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으로 제74회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고,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프론트맨 역할을 맡아 글로벌 시청자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다시 한번 연기 호평을 받은 만큼, 국내 작품에 출연하는 게 오히려 배우로서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일종의 확신이 생긴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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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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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할리우드에 에이전트가 있기 때문에 제안 들어온 작품에 대해 논의하고,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얘기하고는 있다. 작품이 나와 안 맞는 것 같다든지, 지금 정해진 스케줄 때문에 타이밍이 안 맞는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국 배우로서 우리 콘텐츠를 향한 시선의 변화도 확실히 체감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그쪽에 주는 영향력이 1년, 1년 (단위로)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류 콘텐츠와 한국 배우, 감독이 주목받고 있을 때 할리우드의 작품을 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면서도 “정말 중요한 시기이자,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 이런 때에 질보다 양으로 승부를 보려 하면 또 다른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얘기지만 정말 신중하게 좋은 작품으로 승부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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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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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다음 달 3일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는 신작 ‘비상선언’은 비행기 테러를 벌인 의문의 존재(임시완) 때문에 객실 내 승객과 승무원, 기장 등이 단체로 큰 위기에 빠진다는 내용의 재난물이다. 전도연이 지상에서 위기에 대처해나가는 국토부장관 역을, 송강호가 비행기에 탑승한 아내를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경찰 역을 맡았다.

사회적 재난으로 비화된 비행기 테러 사건에 대응해 나가는 정부, 경찰, 시민사회 등 모습을 담아낸 ‘비상선언’은 ‘관상’, ‘더 킹’ 등을 만든 한재림 감독이 연출했다.

극 중 딸의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길에 오른 평범한 아빠 ‘재혁’역을 맡은 이병헌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하고 내가 알 것 같은 평범한 동네 형, 아저씨, 누군가의 아빠 정도로 캐릭터를 설정했다”면서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서 ‘비상선언’에서 딸로 나오는 친구와 나이 차이가 (거의) 안 나는 상황이라 좀 더 감정이입이 됐고 친밀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재혁'은 비행공포증이 있기 때문에 극도의 예민함과 불안함이 있다. 재난 상황에 즉각 반응하고, 승객들의 당혹스러움을 가장 먼저 대변하는 인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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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선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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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위기에 놓인 비행기를 표현하기 위해 기내 세트를 360도 회전하는 장면 촬영을 두고는 “‘비상선언’의 시그니쳐 같은 장면이다.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어느 하나 뒤지지 않는 장비와 기술력이었다”고 추켜세웠다.

“실제 비행기와 똑같은 크기의 기내 세트를 360도 돌리기 위한 짐벌이 장착돼 있었어요. 할리우드에서도 비행기를 짐벌로 돌린 적은 많지만 이렇게 큰 사이즈를 해본 적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승객 역할 중 누군가가 안전벨트를 꼼꼼하게 못 매서 떨어지는 사고가 생기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이 많이 됐죠. 처음 며칠은 돌리기 전마다 ‘이거 어떻게 하지…’ 했어요.”

다만 며칠 촬영을 하고 나니 금세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편하게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머리가 긴 여자 배우가 거꾸로 됐을 때 머리카락이 ‘쫙’ 하고 마치 하늘로 솟구치는 것처럼 보이던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주변 물건이 다 떨어지고 저도 피가 얼굴로 몰리더라고요. 스턴트 배우들이 승무원 역할을 맡아 (머리) 위로 떨어지는 연기를 했는데, 진짜 눈앞에서 펼쳐지는 얘기처럼 굉장히 실감 났습니다.”

지상 촬영 분량이 전부였던 전도연, 송강호와는 현장에서 함께 연기한 적은 없다고 했다. 다만 “영화 출연을 결정할 때 좋은 배우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큰 힘(영향력)이 된다. ‘남산의 부장들’ 때 그렇게 좋은 배우들과 처음으로 함께 일해봤는데 굉장히 설렜던 기억이 난다”면서 “하물며 전도연, 송강호는 이미 다른 작품에서 만났던 동료들이다. 더 기대가 됐다”고 의미를 짚었다.

지난해 7월 열린 제74회 칸영화제 최초 공개 이후 코로나 여파로 두 차례 국내 개봉을 미룬 뒤 비로소 국내 관객을 만나게 되는 ‘비상선언’을 두고는 “정말 긴 시간을 기다리셨다. 기다린 만큼 이 영화로 충분히 즐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상선언’은 8월 3일 개봉한다.

[이투데이/박꽃 기자 (pgo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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