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서 발생…한 달 뒤 실격 처리
'영구 제명 가능' vs '괘씸죄 안 돼"…갑론을박 나와
정일미·안시현·더스틴 존슨 등 과거 오구플레이 사례도
신중한 KGA·KLPGA…전례 없는 일에 처벌 수위 고심
윤이나. (사진=KLPG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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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이나가 6월 한국여자오픈 대회 도중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공으로 경기했다고 실토했습니다. 이른바 ‘오구(誤球) 플레이’를 자진 신고 한 겁니다. 이 경우 선수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우선 오구 플레이가 나온 지난 6월 16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제36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윤이나가 친 15번 홀(파4)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밀려 날아갔습니다. 깊은 러프에 빠진 공은 주변의 말을 빌려서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는 이 공으로 계속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이 공이 자신의 것이 아닌 ‘로스트볼’이었다는 겁니다. 윤이나의 매니지먼트사인 크라우닝의 사과문에 따르면 윤이나는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15번 홀 그린에서 인지했고, 약 한 달 뒤인 17일 대회를 주최한 대한골프협회(KGA)에 이를 알렸습니다. 윤이나는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자숙의 뜻을 밝히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오구 플레이에 관한 징계 규정은 세계 골프 규칙에 명시돼 있습니다. 3분 안에 자신의 공을 찾지 못한다면 1벌타를 받고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 다시 쳐야합니다. 경기 도중 자신의 공이 아닌 공으로 플레이한 것을 인지해 바로 잡는다면 2벌타가 부과됩니다. 마지막 홀 그린을 떠날 때까지 시인하지 않으면 실격 처리됩니다. 이에 따라 KGA는 2라운드 컷오프로 기록된 대회 최종 성적을 ‘실격’으로 정정한 상태입니다.
윤이나.(사진=KLPG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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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수위를 두고는 여러 이야기가 나옵니다. KGA에서 에티켓 위반·스코어 조작 가담·고의적 오소 플레이 등으로 최대 3년 선수 자격 정지를 내렸던 전례들도 등장했습니다.
반면 규칙이 아닌 윤리의 문제로 괘씸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해외 주요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실수이고, 선수 생명을 끊을 정도의 중징계는 과도하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정일미와 안시현도 오구 플레이로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 캐나다오픈 1라운드 18번째 홀에서 서로의 공이 바뀌었는데, 이를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알게 돼 실격 처리됐습니다. 이에 베테랑 캐디인 래리 스미치가 둘의 고의 은폐 가능성을 제기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게 논란이 됐습니다. 두 사람은 명예 훼손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LPGA도 선수들의 손을 들어주며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미국남자프로골프투어(PGA) 투어에서 뛰었던 헌터 메이헌(미국), 더스틴 존슨(미국) 등도 오구 플레이 경험이 있습니다.
더스틴 존슨.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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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의 징계 수위를 논하는 KGA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최근 대세였던 선수인 만큼 사안의 폭발력이 큰 데다 프로 투어를 진행하면서는 한 번도 발생한 적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KGA 관계자는 “주니어 선수들의 경우 교육 차원에서 처음에는 경고성 징계를 내리고, 두 번 반복되면 일정 기간 대회 참가를 금지하는 중징계를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조만간 소집되는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내려질 예정입니다.
다음으로 KGA 징계 이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윤이나에게 추가 징계를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여자오픈은 KGA가 주관하는 대회지만, KLPGA 투어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KLPGA 측은 “KGA 쪽에서 발생한 일이고 우리에게 아직 공식 접수된 사안이 아니어서 조심스럽다. 또 일사부재리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지 등도 심의해봐야 할 것 같다”며 관련 언급을 삼가는 상태입니다. 본격적인 검토는 KGA의 징계 결과가 나온 뒤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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