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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호르몬 논란' 세메냐, 여자 5,000m 예선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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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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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호르몬 규정'을 놓고 세계육상연맹과 법정 공방을 벌이는 캐스터 세메냐(31·남아프리카공화국)가 여자 5,000m에 출전해 예선 탈락했습니다.

세메냐는 오늘(21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여자 5,000m 예선 1조에서 15분 46초 12에 레이스를 마쳤습니다.

조 13위, 전체 28위에 머문 세메냐는 총 15명이 겨루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경기 뒤 세메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더웠다. 마치 내가 요리 재료가 된 느낌"이라며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아직 5,000m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메냐가 세계육상선수권과 올림픽 등 '메이저 육상대회'에 출전하는 건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 이후 5년 만입니다.

세메냐는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여자 800m 2연패를 달성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3차례 800m 챔피언(2009년 베를린, 2011년 대구, 2017년 런던)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현재 세메냐는 주 종목인 800m 경기에 출전할 수 없습니다.

세계육상연맹은 2018년 11월에 중거리 종목인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1㎞) 여자부 경기 출전 기준을 테스토스테론 5n㏖/L 이하로 정했습니다.

육상계와 많은 언론이 이를 '세메냐 룰'이라고 불렀습니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 남성은 7.7∼29.4n㏖/L입니다.

공개한 적은 없지만, 많은 전문가가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7∼10n㏖/L로 예상합니다.

세메냐는 "나를 겨냥한 규정"이라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습니다.

하지만 CAS와 스위스 연방법원이 세계육상연맹의 손을 들면서 세메냐는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세메냐는 유럽인권재판소로 무대를 옮겨 재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호르몬 수치 규정에서 자유로운 5,000m 경기에 출전해 유진 세계선수권 예선에 나섰습니다.

육상 스타 출신 세바스찬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세메냐의 세계선수권 출전을 환영한다. 규정만 따른다면 누구나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다"며 "호르몬 수치 규정과 성전환 선수가 사회적인 이슈라는 건 알고 있다. 여자부 경기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합리적인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정찬 기자(jayc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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