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맨프레드(오른쪽) MLB 커미셔너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쿠바를 탈출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망명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꿈이 무산됐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올스타전이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쿠바프로야구선수협회(ACPBP·The Association of Cuban Professional Baseball Players)가 추진 중인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ACPBP는 쿠바에서 탈출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전·현직 선수들이 지난 3월 국제대회 출전을 목표로 결성했다.
선수 면면도 화려하다.
어롤디스 채프먼과 네스토르 코르테스(이상 뉴욕 양키스), 율리에스키 구리엘, 요르단 알바레스(휴스턴 애스트로스),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 란디 아로사레나(탬파베이 레이스) 등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등록된 쿠바 망명 선수만 26명에 이른다.
이들은 비록 쿠바를 탈출했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조국을 대표해 뛰고 싶어 한다.
2009년 WBC에 쿠바 대표로 출전한 뒤 미국으로 망명한 강속구 투수 어롤디스 채프먼 |
특히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아닌 메이저리그가 주도하는 WBC는 국적을 엄격히 제한하지 않아 쿠바 망명 선수들은 한 가닥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날 "WBC도 참가하는 팀들은 WBSC에서 승인한 각국 협회가 뽑는다"라며 "해당국에서 뽑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쿠바는 오랜 세월 아마야구 최강국으로 군림했지만 최근 망명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
올림픽이나 WBC 등 국제대회 성적도 좋지 않다.
하지만 망명 선수들은 절대 국가대표로 뽑지 않는다는 원칙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쿠바 망명 선수들은 내년 봄에도 WBC를 TV로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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