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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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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연 사우디 리그, 개막전 우승상금만 61억…PGA 선수들도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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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그렉 노먼,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세르히오 가르시아, 브라이슨 디섐보(가장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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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여 동안 골프계를 뒤흔든 사우디아라비아 후원의 새로운 골프리그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 12일 개막전을 끝냈다.

대회를 앞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참가 선수들은 “만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회를 만든다면 그래도 가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LIV에 비판적인 질문을 던진 미국 기자가 기자실에서 쫓겨나는 해프닝도 있었다.

9일 밤 참가 선수들이 티샷을 하자마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해당 선수들의 자격 정지 중징계를 내리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LIV로 건너간 PGA 투어 소속 선수들이 늘었다. 거물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리드에 이어 11일 LIV 반대파로 널리 알려졌던 펫 페레스가 전격 합류를 선언했다. 페레스는 지난 2월 사우디 리그에 참가하는 필 미켈슨을 맹비난한 이력이 있다. 그는 “선수들의 권리를 위해 사우디 리그에 참여한다는 미켈슨의 말은 다 헛소리다. 그저 돈 때문”이라고 두 차례나 말했다. 생각을 바꾼 배경에 대해 페레스는 “더스틴 존슨이 팀에 합류하라고 요청했다. 대회 수가 적어 가족과 보낼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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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개막전 우승 직후 트로피에 입맞추는 찰 슈워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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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인근 센추리온 골프장에서 끝난 개막전에선 찰 슈워젤이 합계 7언더파로 우승했다. 개인 우승 상금 400만 달러에 팀 경기에서도 우승, 75만 달러를 추가 약 61억원을 받았다. 슈워젤은 루이 우스트히즌, 브랜든 그레이스, 헨니 듀 플레시스 등 남아공 선수들과 ‘스팅어’라는 이름의 팀을 결성해 출전했다.

LIV 일반 대회 상금은 2500만 달러(320억원)다. 일반 PGA 투어 대회의 3배 정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LIV 골프의 커미셔너이자 CEO인 그렉 노먼은 “선수들이 상금을 받는 순간이 바로 (고루한) 골프계의 상황이 바뀌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 방식은 큰 차이가 없다. 48명이 참가한 샷건 방식이라 경기 시간이 5시간 정도로 짧고, 동시에 경기가 끝났다. 선수들은 소속팀의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선수들이 “기존 스폰서들이 반발해 계약을 끊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LIV 측은 장기적으로는 팀 로고와 팀 스폰서의 로고가 달린 유니폼을 입는 자동차 레이싱 포뮬러원(F1) 스타일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에 리더 보드가 들어간 TV 중계 화면은 F1 중계와 흡사했다. 개인전과 소속팀 성적을 두루 볼 수 있고 선수 이름 옆에 국기 대신 팀의 로고가 있다. 게임 중계와도 비슷하다.

LIV는 반발이 큰 미국에선 방송사를 통해 중계하지 못했다. 대신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게 했고 페이스북, 유튜브 중계도 했다. 한국에서는 MBC스포츠, SBS골프, SPOTV 골프&헬스에서 동시 중계했다. 시청자를 늘리기 위해 중계권을 그냥 줬다고 한다. 개막전은 생중계와 별도로 코스 내의 상황을 넷플릭스가 고용한 방송 팀이 별도 촬영했다. 경기 내용은 물론, 현재 일어나는 논란도 추후 상품화될 것으로 보인다.

LIV는 로마자로 ‘54’를 의미한다. 3라운드 대회를 한다는 뜻이다. 또한 파 72코스의 18홀 모두 버디를 했을 때 나오는 스코어로 사실상의 최저 점수다. ‘골프 대회는 72홀’이라는 기존의 상식을 깬다는 의미도 녹였다. 인권이 좋지 않은 사우디에서 돈을 대는 리그라 스포츠워시(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 더 큰 성장의 걸림돌로 여겨진다.

■ LIV 골프 리그는

명칭 : 2022 LIV Golf Invitational Series

창설 : 2021년 CEO : 그렉 노먼(호주) 첫 시즌 : 2022년

주최 : 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사우디아라비아)

진행 방식 : 개인전 - 스트로크 플레이·48명 출전·

3라운드 54홀·샷건 방식·컷 탈락 없음

팀전 - 4명 한 팀. 1·2라운드는 상위 2명,

3라운드는 상위 3명의 스코어 반영

총 상금 : 8개 대회 2억5500만 달러(3264억원)

대회별 상금 : 2500만 달러(320억원),

개인전 2000만 달러(256억원)+상위 3팀 500만 달러(64억원)

대회별 개인전 상금 : 1위 400만 달러(51억2000만원)~48위 12만 달러(1억5400만원)

대회별 팀전 상금 : 1위 300만 달러(38억4000만원)

개인별 성적 보너스 : 3000만 달러(384억원)

※7개 대회 기준 성적 상위 3명. 1위 1800만 달러(230억원)

팀 챔피언십(최종전) : 상금 5000만 달러(640억원)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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