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성적은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5.00을 기록하고 있다. 결코 빼어난 성적이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5월들어 서준원은 다른 투수가 됐다. 3차례 등판해 6.1이닝을 던지는 동안 실점은 단 1점도 기록하지 않고 있다. 안타도 3개만 맞았을 뿐이다. 그것도 한 경기서 몰아 맞은 것이 전부였다. 볼넷은 1개도 기록되지 않았다.
서준원이 구속을 줄이고 제구를 얻으며 새로운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김영구 가지 |
무엇이 서준원을 갑자기 언터쳐블 투수로 바꾸어 놓은 것일까.
흥미로운 것은 서준원의 볼 스피드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던 투수가 이젠 140km를 넘기도 어려워졌다.
스포츠 투아이 투구 추적시스템(PTS)에 따르면 서준원의 평균 구속은 지난 해 144.9km에서 올 시즌 137km로 떨어졌다. 무려 8km가량이나 스피드가 줄어들었다.
부상을 제외하곤 이 정도 스피드 감소는 거의 찾아 보기 힘든 케이스다. 이 스피드를 홀로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스피드를 잃은 대신 무브먼트를 얻었다. 움직임이 오히려 줄어들며 안정적인 제구를 가진 투수로 변신한 것이다.
스포츠 투아이 투구 추적시스템(PTS)에 따르면 서준원의 패스트볼은 지난 해 상하 무브먼트가 17.8cm였다. 이 정도 수준의 움직임도 서준원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햇다.
그러나 이제는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상하 무브먼트가 0.9cm가 됐다. 거의 움직임 없이 포수 미트까지 가서 꽂힌다는 뜻이 된다.
너무 많이 움직여 통제하기 어려웠던 서준원의 패스트볼이 통제 가능한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며 안정감 있는 제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튼 롯데 감독은 "서준원이 구속을 포기한 대신 무브먼트를 얻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 그가 얻은 무브먼트는 제구에 유리한 움직임으로 한정 됐다.
마구 움직이던 것과 달리 안정감 있는 무브먼트를 확보하며 제구력을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불과 몇 경기 만에 이뤄진 놀라운 변화였다. 서준원이 움직임을 줄이며 제구를 얻게 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서준원의 볼의 좌.우 무브먼트는 -23.6cm에서 -23.8cm로 거의 변화가 없다. 상.하 무브먼트의 변화만으로 좋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사이드암 스로 투수가 지나치게 상하 무브먼트가 심하면 스스로 제어를 하기 어려워진다. 서준원이 그 깨달음을 얻은 것이 성공의 비결이 되고 있다.
스피드와 무브먼트를 줄여 자신이 원하는 제구를 얻게 된 서준원. 그의 성공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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