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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우크라서 약탈한 곡물 실은 러 상선 시리아에서 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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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집트·레바논 입항 거부된 뒤
시리아 라타키아항에 정박중
"목적 항구 바뀌는 건 밀수 증거"
뉴시스

[캥커키=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캥커키의 '제프&지나 오코너' 농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은 곡물 가격과 공급망에 대한 논의차 이 농장을 방문했다.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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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곡식을 실은 러시아 상선이 최소 한 곳 이상의 지중해 항구 정박이 거부됐으며 현재 시리아의 라타키아항에 정박해 있다고 미 CNN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상선 마트로스 포지니치호는 지난달 27일 크름반도 해안을 출발하면서 위치신호 발생기를 껐으며 다음 날 크름반도 세바스토폴항에 정박한 것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

마트로스 포지니치호는 약탈 곡물을 선적한 3척 중 하나다. 크름반도는 밀 생산이 거의 되지 않는 지역이며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연간 수백만t의 밀을 생산한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수천t의 밀이 크름반도로 운송됐다고 밝혔다.

카테리나 야레스코 우크라이나 기자는 세바스토폴항에서 수출된 곡물이 3월과 4월 10만t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마트로스 포지니치호는 세바스토폴항을 떠나 보스포러스해협을 통과한 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항으로 향했다. 약 3만t의 밀을 싣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한 발 빨랐다. 이집트가 곡물이 약탈된 것이라며 배를 입항시키지 않았으며 다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로 향했으나 여기서도 입항이 거부됐다.

마트로스 포지니치호는 지난 5일 다시 선적신호 발생기를 껐고 막사르 테크놀로지스와 탱커트래커닷컴이 제공한 영상에 시리아 라타키아항에 입항한 것이 포착됐다.

러시아와 밀접한 시리아의 라타키아항은 러시아군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며 마트로스 포지니치라는 배 이름도 2015년 시리아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인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해양일보사 편집국장 미하일 보이텐코는 곡물의 출처를 가리기 위해 라타키아항에서 곡물을 다른 배에 옳겨 실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한 이유 없이 목적지 항구가 바뀌는 것은 밀수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방정보국은 지난 10일 처음 우크라이나 곡물 불법 수출을 폭로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상당량의 곡물아 러시아 국기를 단 배에 실려 지중해를 항해중"이라면서 "시리아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곳에서 중동의 다른 국가들로 밀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가 침공한 이래 최소 40만t의 약탈 곡물이 반출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농업 정책 및 식량부 미콜라 솔스키 장관은 이번주 약탈된 곡물이 "조직적으로 크름반도로 이송되고 있다. 최고위급이 관여하는 큰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지난 주 헤르손의 곡물창고에서 약탈된 곡물 1500t이 크름반도 번호판을 단 트럭으로 빼돌려졌다고 보도했으며 자포리지아에서는 곡물창고가 텅 비었고 하얀색으로 "Z"문자를 쓴 트럭들이 크름반도로 곡물을 옮기는 것이 목격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주 자포리지아의 곡물과 해바라기씨가 러시아로 빼돌려졌다고 밝혔다. 곡물을 실은 러시아 트럭들이 러시아군 경비 아래 줄지어 자포리지아의 에네호다르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러시아 상선이 약탈곡물을 싣고 공해를 항해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 흑해 연안 오데사항을 통해 수출되지만 러시아군이 미사일 공격으로 선박 출항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일부 물량을 인접국 루마니아로 운송하고 있으나 물량이 매우 적어 국제 식량난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세계 곡물 수출량의 30%을 차지하며 대부분 가난한 나라들로 수출한다. 지난 3월 국제곡물가격이 역대 최고로 올랐다. 프랑스와 캐나다의 가뭄 피해가 늘어 이미 부족한 공급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30%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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