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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황희찬에게만 향하는 거센 비난, 과연 정당한 걸까.
영국 '몰리뉴 뉴스'는 4월말부터 5월초 황희찬에 대한 비판을 퍼부었다. 4월 24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번리전 이후 "황희찬은 남은 경기에서 제 몫을 다해야 한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무언가 보여주지 않으면 그와의 계약은 어리석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5일엔 "이적료 1,400만 파운드(약 220억 원) 값을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평했다.
'몰리뉴 뉴스'가 집중 포화를 날린 때는 울버햄튼 전체가 부진할 때였다. 특히 공격력이 아쉬웠는데 유독 황희찬을 콕 집어 비난했다. 시즌 초반에 비해 득점이 부족한 건 사실이나 거센 비난을 받을 정도로, 또 울버햄튼 공격 부진 원흉으로 지목될 정도로 활약이 부진했는지는 의문 부호가 붙었다.
브루노 라즈 감독 경기 운영 스타일을 봐야 한다. 라즈 감독은 울버햄튼에 부임 후 3-4-3 혹은 3-5-2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안정 지향적 운영을 하며 무게 중심을 수비에 두고 있다. 공격진들도 라인을 내리고 있다. 낮은 위치에서 압박을 가하며 후방 빌드업 방해, 수비 지원을 한다. 공을 뺏으면 빠르게 압박을 가하는데 조직적인 움직임보다 개인 능력, 롱패스에 의존할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기회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을 따내는 위치가 너무 낮아 홀로 끌고 올라가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역습 시 선수들이 대거 올라오지도 않는다. 위의 언급대로 안정 지향 운영을 하고 소수의 선수들에게 의존을 하기에 상대 진영에 올라가는 선수 숫자가 적다. 당연히 상대 수비에 다시 공을 빼앗길 확률이 높아진다. 점유율, 공을 잡는 시간, 기회 창출 관련 기록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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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으로도 증명된다. 울버햄튼 평균 점유율은 49.3%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 중 11위다. 경기다 슈팅은 10.5회, 경기당 유효슈팅은 3.5회인데 각각 EPL 최하 2위, 4위다. 경기당 드리블은 EPL 1위다. 11.8회로 맨체스터 시티(11.1회)보다 위다. 개인 돌파 능력에 의존하는 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회 창출 어려움은 팀 득점 하락으로 이어졌다. 울버햄튼은 EPL 36경기에서 36득점에 그쳤다. EPL 팀 최소 득점 4위인데 울버햄튼보다 밑은 번리, 왓포드, 노리치 시티다. 강등이 확정됐거나 잔류 여부가 불확실한 팀들이다. 울버햄튼 득점력이 얼마나 저조한지 확인 가능하다.
황희찬만큼 다른 공격수들도 골이 없다. 황희찬이 11경기째 득점이 없는데 아직 팀 내 득점 2위다. 1위는 6골의 라울 히메네스다. 다니엘 포덴세, 프란시스코 트린캉은 2골에 머물고 있고 파비우 실바, 치키뉴, 페드로 네투는 아예 득점이 없다. 오히려 수비수들이 득점이 더 많을 정도로 공격진 전체가 침묵하고 있다. 황희찬 개인만 특정해서 비난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라즈 감독은 황희찬을 잘 활용하고 있을까. 황희찬이 선발로 나선 EPL 19경기를 포지션을 분석하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9회, 좌측 공격수로 7회, 센터 포워드로 3회였다. 황희찬의 주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는 센터 포워드는 적고 한 칸 아래 혹은 측면으로 빠진 위치에 둔 적이 많았다. 팀 상황에 맞게 위치해야 하는 게 맞으나 최적 위치에 내보내지 못한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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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이 시즌 초반 기대에 비해 아쉬운 건 맞다. 그러나 맹비난을 받고 공격 부진 원흉으로 지목될 정도는 절대 아니다. 전체적인 걸 고려하지 않고 단순한 부분 가지고 비난을 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다. 황희찬이 EPL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점도 감안을 해야 한다.
현재 월드클래스로 도약한 손흥민도 첫 시즌엔 EPL 28경기 출전(선발 13회, 교체 15회) 4골에 그쳤다. 도르트문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를 평정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간 카가와 신지 같은 경우도 17경기 선발(총 20경기) 6골 3도움이었다. 황희찬은 28경기 출전(선발 19회, 교체 9회)에 5골 1도움이다. 기대가 높은 건 어쩔 수 없으나 고려되어야 할 것들은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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