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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 444m 투온, KLPGA 개막전 롯데렌터카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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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장수연.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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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28)이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골프장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2시즌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4언더파 68타, 합계 9언더파로 지난해 우승자 이소미를 한 타 차로 제쳤다.

2010년 9월 KLPGA투어 현대건설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6세 아마추어 소녀가 눈부신 샷을 날렸다. 바로 장수연이었다. KLPGA 투어에서 가장 어린 아마추어 우승자가 나올 터였다.

그러나 스코어카드를 적고 있을 때 경기위원이 2벌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경기위원회는 15번 홀에서 장수연의 캐디백이 플레이 선과 평행하게 놓여 있어 샷 조준에 도움이 됐다는 판단을 했고 2벌타를 줬다. 장수연은 눈물을 흘리며 2벌타가 추가된 스코어카드에 사인했고 연장전에서 이정은5에게 패했다.

음모론도 있었다. KLPGA 직전 대회에서 역시 아마추어 배희경이 우승했다. 일부 골프 관계자는 “KLPGA가 2주 연속 아마추어가 우승하는 것이 싫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캐디백 사건 후 장수연이 우승하기까지는 6년이 더 걸렸다. 장수연은 2016년 롯데스카이힐 제주에서 열린 롯데마트 오픈에서 우승했다. 살아난 장수연은 2017년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4년 7개월 간 또 우승이 없었다. 장수연은 “생각이 많아지고 코스에 나오면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장수연과이소미는 8언더파로 마지막 홀에 들어섰다. 444m로 4자가 세 개나 들어간 기분 나쁘고 드라마틱한 파 5홀이다. 2온이 가능하지만 오른쪽에는 호수가, 왼쪽에는 벙커들이 있어 우승을 다투는 선수들은 다리가 후들거린다.

장수연은 달랐다. 그는 “2016년 처음 우승할 때 이 홀에서 이글을 잡았다. 어제도 이글을 했다. 어려운 홀이지만 좋은 기억을 믿고 담대한 마음으로 쳤다”고 했다. 장수연은 228m의 두 번째 샷을 핀 6.3m 옆에 붙이고 버디를 잡았다.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이소미는 드라이버를 더 잘 쳤다. 남은 거리는 208m. 그의 하이브리드샷은 잘 맞은 것 같았지만 훅 바람에 밀려 그린 왼쪽에 떨어졌다. 볼은 배수구 근처 러프에 멈췄다.

드롭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소미는 잠시 고민했다. 배수구가 스탠스에 걸려 무벌타 드롭할 수 있지만, 규칙상 그냥 쳐도 된다. 드롭을 하면 발끝 오르막 경사지라 라이가 약간 나빠진다. 또한 그린 안의 둔덕을 사선으로 넘겨야 한다.

이소미는 고민 끝에 볼을 집어 들었다. 좋은 라이 보다 좋은 스탠스를 택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소미의 칩샷은 그린 위 둔덕을 넘지 못하고 그린 구석으로 돌아 내려왔다. 버디 퍼트는 들어가지 않았다.

장수연은 “드롭하면 볼을 떨어뜨릴 위치가 좋지 않아 나 같았다면 그냥 그 자리에서 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연은 또 “첫 우승한 곳에서 우승해 기쁘다. 그 동안 마지막에 무너졌던 때가 있어 정신력에 신경을 썼다. 쇼트게임과 체력훈련을 많이 했다. 오래 우승을 못해 첫 승이 절실했는데 첫 대회에서 그 목표를 이뤄 기쁘고 새로운 계획을 짜겠다”고 말했다.

전날 홀인원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를 받은 인주연은 6언더파 공동 5위가 됐다. 지난 시즌 카드를 잃었다가 시드전을 통해 다시 KLPGA 투어에 올라온 박결도 6언더파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오지현과 장하나는 5언더파 공동 9위다.

제주=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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