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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세계관을 한 권에···허블 출판사의 SF시리즈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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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세계관을 한 권에···허블 출판사의 SF시리즈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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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허블의 새 SF시리즈 ‘초월’의 첫 책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출간에 맞춰 5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여 작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허블 제공

출판사 허블의 새 SF시리즈 ‘초월’의 첫 책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출간에 맞춰 5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여 작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허블 제공


최근 몇년새 한국 SF 소설은 급성장을 이뤘다. 화제성 면에서나 판매량 면에서나 SF는 출판계에서 더이상 ‘변방의 문학’이 아니다. 김초엽, 천선란 등 젊은 작가들이 독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고, 최근 정보라의 <저주토끼>는 부커상 후보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한국 SF 작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출판사들도 SF 시리즈나 잡지 등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아시아출판사의 SF 전문 브랜드 허블이 ‘초월’이라는 제목의 새 SF 시리즈를 내놨다. 문학의 장르 경계를 ‘초월’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제목이다. 시리즈의 첫 책으로 5명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한 앤솔러지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이 출간됐다.

중·단편소설 5편이 수록된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소설의 ‘프리퀄’을 모았다는 면에서 독특한 콘셉트의 앤솔러지다. 프리퀄은 영화나 소설 등에서 특정 작품보다 시간상으로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을 뜻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이미 만들어진 본편의 속편으로 발표되지만, 이번 책은 일종의 예고편 격으로 먼저 출간됐다. 우다영·조예은·문보영·심너울·박서련 등 앞으로 ‘초월’ 시리즈로 장편소설을 출간할 계획이 있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박서련 작가는 5일 출간 기자회견에서 “이번 책에 실린 단편소설이 (앞으로 발표될) 장편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일종의 ‘게임의 규칙’을 갖고 이번 소설집에 참여했다”며 “일종의 ‘판을 깔아주는’ 앤솔러지라는 것이 이번 책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우다영 작가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형성된 다섯 개의 우주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발표될 장편소설과 세계관이 맞닿아 있는 일종의 외전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에 장르문학을 발표하지 않았던 작가들도 다수 참여한다. 참여한 다섯 명의 작가 가운데 우다영·문보영·박서련은 SF로 분류되는 책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처음이다. 특히 시인으로 데뷔한 문보영 작가는 SF 소설 집필 자체가 첫 도전이라고 한다. 문 작가는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오게 될지 몰랐지만 SF에 푹 빠져서 멋진 작품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을 이해하는 것보다 세상을 지어내는 게 더 쉽다고 생각했는데, 그것 자체가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인 것 같다”며 “그렇게 현실 세계를 다시 이해하게 되는 것이 SF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앤솔러지에는 공통적으로 ‘사랑’이란 열쇳말로 묶을 수 있는 단편소설들이 수록됐다. 대재앙이 임박한 미래를 보는 예지 능력자, 무엇이든 집어삼키는 호수, 기억의 공백을 채우려는 AI 로봇, 한 외계 행성의 내세 여행 등 각각의 단편들이 담고 있는 소재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초월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조예은 작가는 “SF의 장점이 현실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능성의 세계가 열려 있다는 것인데, 마찬가지로 현실의 제약을 넘어선 사랑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SF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섯 작가의 장편소설 외에도 김희선·전하영·이유리·강화길·천선란 등 젊은 작가들의 소설이 출간될 예정이다. 김학제 허블 편집팀장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 SF에 관심이 있는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소설을 발표할 수 있도록 시리즈를 기획했다”며 “현재까지 14명의 작가들이 ‘초월’ 시리즈를 통해 소설을 출간할 예정이며, 앞으로 그 수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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