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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지명 논란→소총수 복무→시범경기 홈런왕… LG는 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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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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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그 정도에는 충분히 뽑을 수 있었던 선수였죠”

최근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LG 멀티 플레이어 송찬의(23)의 지명 당시 상황을 묻자, 한 구단 스카우트는 “구단마다 생각은 달랐겠지만 LG의 선택이 크게 의아했던 건 아니지 않나 싶다. 그 정도에는 충분히 뽑을 수 있었던 선수다. 2학년 때까지는 야구를 잘했다”면서 “어차피 하위라운드는 구단마다 보는 눈이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다. 모험도 건다. 그래서 잘 안 겹친다”고 했다.

하지만 송찬의는 입단 이후 계속해서 ‘인맥에 의한 지명’이라는 오해와 편견을 안고 살아야 했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것이지만 상황이 그랬다. 차라리 더 낮은 라운드에서 다른 팀에 뽑혔다면 별 이야기가 없었겠지만, 친척과 LG의 강한 고리가 있었다. 잘못하면 오해를 만들기 좋은 환경이었다.

선린인터넷고의 핵심 내야수였던 송찬의는 2018년 LG의 2차 7라운드(전체 67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그런데 3학년 당시의 저조한 타격 성적을 놓고 일부 팬들이 지명에 의문을 표시했다. 하필이면 당시 LG에는 송찬의의 삼촌인 송구홍 단장이 있었다.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이었지만, 송찬의가 2018년과 2019년 퓨처스리그(2군)에서도 1할대의 저조한 타율에 머물자 목소리는 더 커지기 시작했다.

송찬의도 그런 논란을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송찬의는 22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 시범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그때는 많은 이야기도 듣다보니까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그렇게 안 됐다. 눈치도 많이 봤다. 할 수 있는 플레이도 소극적으로 하게 됐다. 그렇게 생활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예전을 떠올렸다. 가뜩이나 야구도 잘 안 되는데, 이런저런 잡음까지 귀에 들리니 어린 선수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1군은커녕 2군 성적도 좋지 않았고, 국군체육부대(상무)는 언감생심이었다. 군은 현역으로 입대해 해결했다. 보직도 그 흔하디흔한 ‘소총수’였다. 현역 부대는 제대로 야구를 하기 힘들다. 그러나 군 복무는 머리를 비우고, 의욕을 채우는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송찬의는 “군에 다녀와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면서 “야구를 하며 후회가 없으려면 자신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소중했던 추억을 되새겼다.

그런 송찬의는 정말 후회 없이 배트를 돌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배트에 맞은 공은 훨훨 날아간다. 송찬의는 22일 인천 SSG전에서 홈런 두 방을 추가하며 시범경기에서만 총 5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리그 홈런 1위다. 타율(.364)도 나쁘지 않고, 장타율은 무려 1.136에 이른다. LG 팬들로서는 그 만들기 어려웠던 우타 거포 하나가 갑자기 튀어나온 느낌일 것이다.

체격이 크지는 않지만 다부지다. 맞는 순간 임팩트를 주는 타이밍이 좋다. 게다가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 생각보다 중요한 재능이다. 송찬의는 22일 전직 메이저리그 출신인 이반 노바와 김광현을 상대로 홈런을 쳤다. 모두 시속 150㎞의 빠른 공이었다. 그런데 약간 높게 들어왔고, 송찬의의 물 오른 방망이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홈런 두 방을 때린 송찬의의 세리머니는 더 커져 있었다.

개막 엔트리에는 ‘인맥’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고교 시절 유격수를 봤던 송찬의는 내야 전 포지션에서 훈련을 했던 경력이 있다. 심지어 외야도 봤었다. 수비에서 확고한 검증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비상시 여러 포지션에 투입이 가능하다. 타격은 지금 절정이다. 시범경기 일정이 조금 더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뺄 이유를 찾는 게 더 어렵다.

하지만 송찬의는 겸손하다. 자세를 낮춘다. 일단 1군 엔트리에 진입해 22일처럼 팀 승리에 힘을 보태는 게 목표다. 송찬의는 “어디를 봐도 상관은 없지만, 내 포지션 맞는 곳을 찾는 중이다. 어디에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맡은 역할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면서 “우승에 대해서 팀에 일조하는 게 지금은 나의 가장 큰 목표”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LG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음을 정규시즌에서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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