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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 침공] 러시아 정교회에 반기 든 암스테르담 성당…"제 기능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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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교구 대신 이스탄불 기반 '세계총대주교청' 가입 추진

"러시아 정교회vs세계 총대교구, 오랜 갈등 관계"

연합뉴스

모스크바 '러시아 정교회' 예배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동방 정교회 성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 정교회' 탈퇴를 선언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성당은 러시아 정교회의 소속 교구인 '헤이그·네덜란드 교구'의 주교에게 종교법상 '해임'을 요구하고, '콘스탄티누폴리스 세계 총대교구' 산하의 벨기에·네덜란드 교구'의 주교에게는 교구 가입을 신청했다.

성직자들은 성당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러시아 정교회 소속 '모스크바 교구' 내에서는 성당이 제 기능을 하지도, 신자들에게 영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도 없었다"며 "매우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세르비아·네덜란드 출신 정교회 신자를 기반으로 성장한 이 성당은 네덜란드에서 정교회 신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취지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성당 측은 최근 페이스북 성명에서 러시아 정교회에서 사용을 금지한 '전쟁·침공' 등의 어휘를 써가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군의 침공에 충격받았다"며 "러시아 정교회의 총대주교 키릴 1세와의 발언과는 거리를 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키릴 1세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는 최근 자국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악의 세력'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 주일 설교 중에는 "서방의 성 소수자 행진이 이번 전쟁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도자의 발언과 달리, 전 세계 러시아 정교회 성직자 280명은 공개서한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고 "그런 살인적인 명령을 내리는 사람에게는 영원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방 정교회는 가톨릭과 함께 기독교에서 가장 오래된 종파다. 가톨릭은 로마 교황청에 종교적 권한이 집중되지만, 정교회는 14개 정교회가 각 교구 내에서 자치권을 갖는다.

러시아 정교회는 동방 정교회에서 최대 교세를 자랑한다.

터키 이스탄불(구 콘스탄티노플)에 총대주교청을 둔 '콘스탄티누폴리스 세계총대교구'는 전세계 정교회의 대표 격을 맡는다.

러시아 정교회와 세계총대교구는 서로 경쟁 관계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2018년에는 세계총대교구가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독립을 승인하자, 러시아 정교회가 강하게 반발하며 세계총대교구와의 관계 단절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면서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 16세기에 세워진 '스비아토고르스크 수도원·러시아 정교회 성지'가 포 공격에 훼손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 또는 우크라이나군 어느 쪽의 공격이 성지를 파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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