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노보드 대표팀, 11일 뱅크드 슬라롬 끝으로 열전 마무리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출전한 스노보드 대표팀 |
(베이징=연합뉴스) 패럴림픽공동취재단 = 한국 장애인스노보드 대표팀 이충민(36·충북장애인체육회), 이제혁(25·서울시장애인체육회), 박수혁(22·대한장애인스키협회)이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일정을 마무리했다.
생애 첫 패럴림픽에 나선 '농부 스노보더' 이충민은 11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스노파크에서 열린 뱅크드 슬라롬 상지 장애(SB-UL) 결선에서 1분13초65의 기록으로 17명 중 12위를 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이 종목 22위를 했던 박수혁은 베이징에선 14위(1분16초90)를 차지했다.
비장애인 스노보더 출신 이제혁은 하지장애(SB-LL2) 부문 결선에 출전해 25명 중 16위(1분14초39)로 경기를 마쳤다.
뱅크드 슬라롬은 기문이 설치된 코스를 내려오며 기록을 겨루는 종목으로 2018 평창 패럴림픽에서 채택됐다.
이충민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앞서 보드크로스 경기(14위)보다 긴장은 좀 덜했는데, 내가 준비했던 실력을 못 보여 드렸다"며 "자신 있게 해보려고 최대한 노력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 됐다"고 말했다.
이충민은 "이렇게 큰 대회를 나오게 된 것도 영광이고, 여기서 교훈을 많이 얻었다"며 "다른 선수들이 멘털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도 유심히 많이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는 선수가 되게끔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패럴림픽] 보드크로스 이충민 질주 |
대학에서 경호경찰학을 전공한 이충민은 2012년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잃었다.
사고 후 내성적으로 변했던 그는 결혼 후 지인 권유로 장애인체육을 접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두 딸에게 당당해지기 위해 스노보드를 시작했다고 한다.
2019년부터 국내외 주요 스노보드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태권도 선수로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메달을 따내는 등 활약 중이다.
사실 이충민의 본업은 농부다. 2011년부터 충북 진천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농부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충민이 농사를 짓는 대표 품목은 상추다.
그는 "상추가 고깃집이나 횟집에서 많이 나가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 품질 좋은 상추를 생산해도 판로가 잘 열리지 않다 보니 저희 농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저뿐만 아니라 다들 힘들어하는 상황인데,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사람들한테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패럴림픽] 설원 질주하는 박수혁 |
박수혁은 선천적 장애로 오른손이 없다.
어릴 때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는 그를 안타깝게 여긴 복지사가 운동을 권했고, 박수혁은 게임 속 축구 선수 존 테리처럼 멋지게 뛰어보고 싶어 육상을 시작한 뒤 2015년 스노보드로 종목을 바꿨다.
박수혁은 "평창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나가는 대회였다면, 이번 베이징 패럴림픽은 그때보다 실력을 좀 더 쌓고 임했던 것 같다"며 "만약에 다음 대회에 나가게 된다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기록을 단축하고 싶다"고 했다.
비장애인 스노보더로 활동하던 이제혁은 훈련 중 부상과 2차 감염으로 왼쪽 발목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
평창 대회 장애인 선수들의 투지를 보고 장애인스노보드에 입문한 그는 당당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 베이징 대회에 참가했다.
[패럴림픽] 설원 질주하는 이제혁 |
이제혁의 주 종목은 보드크로스다. 그는 "뱅크드 슬라롬은 크게 자신 있는 종목은 아니라서 그냥 제 실력만큼 탄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코스가) 전에 연습했던 것보다 훨씬 더 타이트해서 사실 좀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잘 탄 것 같아서 괜찮다"고 했다.
그는 "만약에 뱅크드 슬라롬 경기를 먼저 하고, 보드크로스가 나중이었다면 긴장이 풀려서 보드크로스를 더 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며 "4년 동안 많이 노력하고 발전해서 다음 패럴림픽에서는 '이제혁 메달 확정'이라는 느낌을 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boi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