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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미국·유럽 고물가 공포…ECB도 매파 전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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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미국 캘리포니아 구스틴 지역의 한 주유소에 가격 안내판이 붙어있다. 미국 내에서는 대러제재 발표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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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 물가 상승에 급격히 가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만에 가장 큰 폭 상승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 대응을 위해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미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9% 급등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1982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전월(7.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고, 전문가 전망치 7.8%도 상회했다. 전월 대비로도 0.8% 올라 상승폭이 커졌고,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4% 올랐다.

휘발유, 식료품, 아파트 월세 등 거의 모든 품목이 전방위로 올랐다. 식음료는 전월보다 1% 올라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주거 비용은 전년 동월보다 4.7% 올라 31년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휘발유는 한 달 만에 6.6%나 치솟았는데, 휘발유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은 전월보다 3.5% 올라 2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분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세는 3월 이후 통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자가주거비 상승률은 내년까지 5%를 웃돌 것으로 보이는 등 다양한 요인들이 고물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 매입을 올 3분기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 시기를 못박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비껴간 것인데, 유럽 내 인플레이션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는 역대 최고 수준인 5.8% 상승했고, 유럽은 미국보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물가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성장세를 제약하고 물가상승세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경제활동과 물가에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국제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에서 “3분기 APP를 통한 순매입 규모는 향후 지표와 전망을 반영할 것”이라며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약화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하면 3분기에 채권매입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점진적으로 유럽도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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