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에서 빅리그 무대에 선 김광현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광현(35·SSG 랜더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2년 동안 '경쟁력'을 증명했지만 끝내 운이 따르지 않았다.
빅리그 잔류를 원하고 경쟁력 있는 자유계약선수(FA)로 평가받았던 김광현은 결국 국내 복귀를 택했다.
SSG는 8일 "김광현과 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 등 4년 총액 151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MLB 직장폐쇄 기간은 모든 메이저리거에게 잔인한 시간이었지만, 아직 소속팀을 정하지 못한 FA 선수들에게 더 잔인했다.
MLB 구단은 선수노조와의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 개정에 실패한 뒤 직장 폐쇄를 선언했다.
FA 협상은 모두 중단됐고, 훈련장도 문을 닫았다.
김광현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빅리그 구단이 있지만 협상할 수 없었다.
김광현처럼 '미국 밖'에서 거주하는 FA 선수들에게는 더 난감한 상황이었다.
3년 만에 돌아온 김광현, SSG와 4년 151억원에 계약 |
지난 1월 제주도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연합뉴스와 만난 김광현은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몸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언제쯤 노사 협상이 끝날까요"라고 답답해했다.
당시 김광현은 MLB 노사가 협상을 마쳐 FA 협상이 가능해지면 미국으로 건너가 피지컬테스트를 받고 계약을 완료한 뒤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취업비자를 발급받고서 미국으로 떠나야 하는 복잡한 일정을 걱정했다.
한국에 들어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자가격리를 해야 해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일정이 더 늘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해야 하는 김광현에게는 무척 불리한 일정이었다.
소속팀과 계약 기간이 남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MLB 노사 합의가 이루어지면 바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지만, FA 자격인 김광현은 밟아야 할 절차가 너무 많았다.
김광현은 누구보다 MLB 노사의 빠른 합의를 기원했다. 그러나 8일 현재까지도 MLB 노사는 CBA 개정에 합의하지 못했고, 정규시즌 개막 일정도 잡지 못했다.
올해 1월 제주도에서 개인 훈련하던 김광현 |
김광현은 2020시즌을 앞두고 2년 보장금액 800만달러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했다.
불운하게도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 MLB 노사가 대립했다.
김광현은 빅리그에서 보낸 2시즌 동안 35경기(28경기 선발) 10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올렸다.
미국 현지 언론은 김광현을 '경쟁력 있는 FA'로 평가하며 노사 합의만 이루어지면 김광현이 FA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오랜 기다림 끝에 SSG 복귀를 택했다.
MLB닷컴 세인트루이스 담당 기자 제프 존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머무는 동안 불운했다. 건강했을 때 김광현의 투구와 성적을 고려하면 그를 둘러싼 환경이 정말 아쉽다"라고 김광현의 국내 복귀를 안타까워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의 데릭 굴드 기자도 SNS에 "김광현이 MLB 데뷔 첫해인 2020년에 코로나19 확산 문제로 고생했고, 선발 투수로 충분한 능력이 있는데도 마무리 투수로 데뷔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여러 부상과 잦은 보직 변동 등의 문제에도 시달렸다"고 썼다.
SNS로 복귀 메시지 전하는 김광현 |
아쉬움 속에 미국 생활을 접고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은 SNS에 "2년, 짧으면 짧고 길면 길었던 시간. 고생한 만큼 배운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았다. (MLB 도전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빅리그에서의 2년을 떠올리며 "이젠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일이 남은 것 같다. 세인트루이스 33번 KK(김광현의 애칭)에서 SSG 랜더스 29번 김광현으로 새롭게 인사드리겠다"고 복귀 인사를 했다.
MLB 직장폐쇄라는 어쩔 수 없는 환경 탓에 빅리그 생활을 접었지만, 김광현은 KBO리그에서도 보여줄 게 많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개인 통산 136승을 거뒀다. MLB 진출 직전인 2019년의 성적(17승 6패 평균자책점 2.61)을 이번 시즌에 재현하면 통산 150승을 넘을 수 있다.
올해 KIA 타이거즈로 복귀한 양현종(147승)과의 '개인 통산 200승 달성 경쟁'도 KBO리그의 흥행 카드가 될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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