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LA다저스 스프링캠프 시설 캐멀백 랜치. 다저스 마이너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막 연습경기 투구를 마친 최현일(22)은 자신의 투구를 이렇게 자평했다. 이날이 두 번째 실전 투구였던 그는 "준비하고 있는 것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첫 2이닝 투구라 그런지 2회에는 많이 힘들었다"며 투구 내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현일은 지난 시즌 하위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24경기 등판, 106 1/3이닝 소화하며 8승 6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WHIP 0.969 9이닝당 피홈런 1개 볼넷 1.5개 탈삼진 9개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고, 다저스의 올해의 마이너리거상인 브랜치 리키상을 수상했다. 현재 MLB.com 구단 유망주 랭킹 26위에 올라 있다.
최현일이 등판을 마친 뒤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날이 기대되는 선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그는 "다저스가 투수 유망주 선수층이 워낙 좋다. 투수들 던지는 거 보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상위 싱글A에서 시작할 것이 유력한 2022시즌 최우선 목표는 구속 유지다.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넘버 원"으로 꼽았다. "커맨드나 컨트롤은 꽤 괜찮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91~92마일이 나오던 구속이 88~89가 나올 때가 있다는 것이다. 꾸준히 90마일대 구속을 유지하고싶다"며 설명을 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공만 빠른 투수"라 묘사한 그는 "처음에 이곳에 와서 투수들 불펜 던지는 것을 보고 '나는 최고 구속이 94마일인데 얘들은 불펜에서 94마일을 던지네'라 생각했다"며 미국에 진출한 순간부터 구속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구속 유지는 노력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구단 스태프들의 도움 아래 꾸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내 몸에 대해 꾸준히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 것을 바탕으로 내 투구 비디오를 분석하면 구속이 나오지 않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똑같이 던졌다고 생각했는데 비디오로 보면 88마일이 나올 때와 95마일이 나올 때를 비교하면 다르다. 이를 통해 무엇을 개선해야할지를 알고 그쪽을 중심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며 노력들을 설명했다.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는 88~91마일 수준이었는데 이번 캠프 지난 번 등판에서는 91~93마일이 나왔다. 조금 더 강해진 느낌"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리그가 바뀌고 소속팀이 바뀌면서 환경이 바뀌는 것에도 적응해야한다. 지난해 서부 시간대인 캘리포니아주에서 하위 싱글A 경기를 치르다 상위 싱글A로 승격돼 동부 시간대인 오대호 연안으로 이동했던 그는 "3시간 시차가 생각보다 컸다. 잠을 제대로 못잤고, 회복도 제대로 안됐다. 그 결과 상위 싱글A에서 구속도 안나오고 성적도 안나왔다. 중간에 대량 실점하는 경기도 있었다. 한 번 경험했으니 회복이나 이런 면에서 어떻게 괜찮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적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시즌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훌리오 우리아스(2014) 워커 뷸러(2017) 토니 곤솔린(2018) 조시아 그레이(2019) 등 앞서 브랜치 리키상을 받은 선수들처럼 그도 빅리그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보통은 더블A까지는 올라가서 이 상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상위 싱글A에서 받은 것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살짝 부담되기도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전까지는 사실 자존감이 낮았다. 내 장점이 뭔지도 몰랐고 팀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이 상을 받고 자존감이 올라갔다. 팀에서 좋은 선수라 생각해주니까 동기부여가 되는 거 같다. '(이 상을 받은 투수들) 다 올라갔는데 나도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게된다"며 동기부여가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렌데일(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