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정부 "다음달엔 물가 더 오를 듯…가용 정책 총 동원해 물가 잡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4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3% 후반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 흐름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물가가 오르는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원재자 등의 수급 차질도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돼 향후 물가 상승 곡선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7% 올라 1월(3.6%)에 비해 상승폭이 1% 포인트 가량 더 확대됐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지난 달에 비해 높아졌고 수입 곡물 가격이 오른 탓에 외식 물가 등 서비스 물가도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지난달 석유류와 외식의 전년 동월대비 물가상승률은 각각 19.4%, 6.2%로 집계됐는데 한달 전에 비해 각각 3%포인트, 0.7%포인트씩 증가했다.

지정학적 변수 등 일시적인 물가 충격 요인을 제외해도 물가의 전반적인 상승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석유류 등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지난 달 기준 전년대비 3.2% 상승했다. 2.4%였던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근원물가지수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1.2%였다.

정부는 공급망 차질 외에도 경기회복 과정에서 수요가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는데,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 확산지수는 100%에 근접하는 등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다음 달에도 물가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확산지수는 물가 오름세와 물가 상승 품목 비중 등을 나타내는 지표로 물가 상승 확산지수가 높다는 것은 다양한 품목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물가상승세를 더 가파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7.7달러까지 오르며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 유가의 상방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어 심의관은 “2월24일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가 2월 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정학적 요인이 가세하면 물가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3개월 더 연장하고 주요 수입 품목에 대해서는 일정 물량에 한해 관세를 낮춰주는 할당관세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4월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및 천연가스 할당관세 0% 적용 조치는 7월말까지 연장된다. 겉보리·소맥피 등 원료의 할당관세 물량은 각각 10만t, 6만t으로 확대된다. 네온·크립톤 등 반도체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핵심 품목에도 할당관세 적용이 검토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요인의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고 대내 생활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방향 하에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 동원할 것”이라며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