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축소는 확정된 상황
굳게 닫힌 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홈구장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7년 만에 '정규시즌 축소'의 파행을 앞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노사가 협상을 재개했다.
AP통신과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은 4일(한국시간) "댄 하렘 MLB 사무국 커미셔너 대리인과 선수노조 수석 협상가 브루스 메이어가 뉴욕에서 만난 1시간 30분 동안 협상했다. 이언 페니 선수노조 법률 자문과 MLB 사무국 부회장 모건 소드도 동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노사는 2월 22일부터 3월 2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9일 동안 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주피터 협상은 소득 없이 끝났다.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합의에 실패했다. 4월 1일 개막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 팀당 162경기의 정규시즌 일정을 '최대 156경기'로 축소한다. 일단 개막 후 두 번의 시리즈(팀당 6경기)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취소된 경기는 다시 편성하지 않는다. 취소된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수노조는 "우리가 경기할 수 없는 이유는 명료하다. 구단 측이 '직장폐쇄'라는 경제적인 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정규시즌 일정 축소의 책임을 구단과 사무국에 돌렸다.
리그 축소 발표하는 MLB 커미셔너 |
MLB 구단은 선수노조와의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을 개정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일 직장폐쇄를 택했다.
구단은 자유계약선수(FA) 협상 등 주요 업무를 중단했다. 선수들은 구단 훈련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2월 17일로 예정한 스프링캠프와 2월 27일 시작할 계획이던 시범경기도 미뤄졌다.
정규시즌 정상 개막의 데드라인이었던 3월 2일에도 CBA 개정에 실패하면서 일정마저 축소했다.
MLB 노사는 부유세, 보너스 풀, 최저 연봉 등에서 이견을 보인다.
서로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접점은 찾지 못했다.
결국, 메이저리그는 1994∼1995년 파업 후 27년 만에 노사분규로 정규리그 일정이 축소되는 파행을 맞았다.
선수노조는 "MLB 구단 측은 '4월 경기 취소'로는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는다. 4월에는 관중이 덜 들어오는 시기이고, 선수단 연봉을 삭감하면 입장료 수익 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며 "이미 엄청난 수익을 얻었으면서도 구단 측은 경제력을 무기로 선수들을 압박한다"고 주장했다.
구단 측도 "선수들이 합리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경제적인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예측한다"고 항변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한 달 정도의 MLB 개막 연기는 구단 수익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직장폐쇄가 장기화해 4월 안에 개막하지 못하면 팬과 후원 기업들이 MLB를 외면할 수 있다. 올 시즌 수익은 물론이고 MLB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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