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커미셔너 “사우디 리그서 경기하려면 당장 문열고 나가라”
그레그 노먼 |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막대한 자금 지원과 함께 출범시키려는 수퍼골프리그(SGL)는 최근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 일요일 더스틴 존슨과 브라이슨 디섐보가 불참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탐욕적”이라며 거칠게 비난하고 수퍼골프리그를 옹호하던 필 미켈슨(이상 미국)도 PGA투어가 징계 절차에 들어가고 14년간 후원하던 스폰서가 등을 돌리자 23일 사과문 발표와 함께 당분간 골프를 중단하겠다는 백기 투항을 했다. 세계 랭킹 12위 이내 선수 모두 PGA투어에 남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6월 혹은 내년 출범을 목표로 하는 수퍼골프리그도 전열을 재정비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24일 미국 골프채널은 수퍼골프리그 창설에 앞장서는 그레그 노먼(호주)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가 지난주 미 PGA 투어 선수들과 에이전트에 ‘7가지 핵심 사항’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자금을 대는 회사다.
노먼은 이 편지에서 “미 PGA투어가 선수들의 수퍼골프리그 출전을 막는 것은 독점 금지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비영리법인인 PGA투어가 수퍼골프리그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영구 제명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위법행위이니 그런 말을 들으면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PGA투어에 협업을 제안하고 우리의 비전과 운영이 골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설명했지만, PGA투어는 선수들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를 꺼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골프위크는 “수퍼골프리그가 PGA투어 중위권 선수들과 유럽투어, 아시안투어에서 선수 영입을 시작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사회 의장인 사우디 국부펀드는 운용 자산 규모가 4300억달러(약 51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PGA투어는 이번 기회에 수퍼골프리그의 싹을 뽑아버리겠다는 입장이다.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지난 23일 미켈슨이 사과 설명을 하는 시간 PGA투어 혼다 클래식을 앞두고 선수들과 50분간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선수들의 잇따른 PGA투어 지지는 엄청난 모멘텀이 됐다”며 “만약 수퍼골프리그에서 뛰고 싶은 선수라면 지금 당장 문을 열고 나가라”고 했다. 수퍼골프리그 참가는 곧 영구 제명이라는 PGA투어의 의지를 다시 강조한 것이다.
[민학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