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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2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공개모집으로 결정됐다. 과문한 탓인지 스포츠 국가대표팀 감독을 공개모집하는 경우가 있는지 모르겠다. 공개모집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자는 의도다. 그러나 이는 거꾸로 관리기관이 성적 여부에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도 품는다.
이번 AG 대표팀 사령탑 공개 모집에 전직 감독 2명이 신청을 해서 화제다. 김재박(67), 류중일(58) 전 LG 감독이다. 김 전 감독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동메달의 불명예 회복을 하려고 참여한 듯하다. 류 전 감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감독으로 대표팀을 금메달로 이끈 바 있다.
두 감독은 나란히 한국시리즈(KS)에서 4차례 우승한 KBO리그의 명장이다. 둘은 또 공통점이 있다. 현대와 삼성 왕조를 일궈내며 KS 4회 우승 후 LG 트윈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는 점이다. 두 감독은 김응룡 감독에 이어 두 팀 KS 우승에 도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KS 우승 4회는 최다 우승 부문 공동 2위다. KBO에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이 마련돼 있다면 당연히 추대될 만한 감독들이다. 나란히 KS 우승 4회씩의 훈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디어에서 바라보는 두 감독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김재박 감독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하다. 현대 왕조를 이룬 게 그의 공로가 아닌 프런트의 역할에 훨씬 큰 비중을 둔다. 바로 김용 전 사장에 더 공로를 둔다. 지도자 김재박의 평가가 야박한데는 현대에서 LG로 이적해 한 차례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LG 재임 3년 동안 두 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대비된다.
김재박 감독이 4회 우승에도 불구하고 ‘과소평가(Underrated)’를 받는 건 언론과의 관계도 빼놓을 수가 없다. 언론과 친화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론은 모든 분야 인사를 평가하는데, 대상이 실력 이상으로 과포장되고 ‘과대평가(Overrated)’ 되는 것 역시 언론 때문이다. 그런 상황은 현재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누구를 평가할 때 늘 ‘Overrated’와 ‘Underrated’ 됐는지를 따져 묻는다. 그게 언론의 역할이다. 한 때 뉴욕 양키스 캡틴 데릭 지터도 과대평가됐다고 한 게 미 언론들이다.
1982년에 출범한 KBO리그에서 KS 우승을 일궈낸 감독은 외국인 트레이 힐먼을 포함해 17명이다. 이 가운데 멀티 우승은 김응룡(10회), 김재박, 류중일(이상 4회), 김성근, 김태형(이상 3회), 강병철, 김인식, 선동열(이상 2회) 등 8명이다.
개인적으로 KBO리그에서 과소평가받는 지도자로 김재박과 김영덕 감독을 꼽는다. 두 감독 모두 뛰어난 전략가들이다. 김영덕 감독의 과소평가는 한국시리즈에서 번번이 패한 결과다. KS 성적 1승6패. 1982년 원년 우승이 유일하다. 1984, 1986년(이상 삼성), 1988, 1989, 1991, 1992년(이상 빙그레) 지휘봉을 잡고 롯데, 해태에게 무릎을 꿇었다. 불명예스럽게도 한국시리즈 최다 패배 감독이다.
그러나 김영덕 감독은 KBO리그 역사상 장기레이스를 가장 탁월하게 운영한 지도자다. 이기는 경기, 패하는 경기를 명확하게 구분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의 OB 베어스는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우승 후보는 초호화 멤버를 자랑한 삼성과 MBC였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OB가 전기 1위, 후기 2위를 거둔 뒤 KS에서 삼성을 꺾는다. 1985년 통폐합 우승 때 성적은 77승32패1무로 승률 0.706였다. KBO 역대 최고 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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