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스포츠계 사건·사고 소식

"안녕.. 평창.. 잘가.." 김보름, '왕따주행 논란' 일부 승소 후 심경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강릉, 민경훈 기자]


[OSEN=강필주 기자]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왕따주행' 논란에 얽혔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강원도청)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후 의미심장한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김보름이 노선영 전 국가대표를 상대로 2억 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김보름은 17일 자신의 SNS(인스타그램)에 평창 때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는 글로 심경을 전했다.

김보름은 "그 이후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면서 "제일 힘들었던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되었다"고 씁쓸해 했다.

이어 "위자료로 받게 될 금액은 기부 할 계획"이라는 김보름은 "내가 겪었던 일들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피해를 보는 후배선수들이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OSEN

[사진]김보름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보름은 4년 전인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8강전에서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노선영, 박지우(강원도청)와 함께 경기에 나선 김보름은 박지우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김보름은 마지막 주자 노선영을 챙기지 못했고 인터뷰 태도에도 논란이 생기면서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고의적인 따돌림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김보름은 이미 여론의 거센 비난 속에서 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심리치료를 받아던 김보름이다.

김보름은 평창 대회 후 약 1년이 지난 2019년 1월 거꾸로 자신이 노선영으로부터 훈련 방해, 폭언 등 괴롭힘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김보름은 선수촌에 입촌한 지난 2010년부터 평창올림픽이 열린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보름은 지난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나섰고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로 김보름의 손을 들어줬다.

김보름은 "어릴 때부터 나의 꿈은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평창에서, 비록 2%의 아쉬움이 남는 은메달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나는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면서 "이렇게 지나간 나의 평창올림픽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너무 아프지만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보름은 오는 19일 오후 6시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 메달을 노린다. 다음은 김보름의 SNS에 올린 전문이다.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

누구보다 열심히 그 날을 위해 준비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스케이트란 운동에 미쳐 있었다.
‘스케이트가 없으면 나도 없다.’라고 생각하며 살았고
배운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잘하는 것도 스케이트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죽기 살기가 아닌, 죽어보자 마음먹고 평창 올림픽을 준비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평생동안 내가 그 이상으로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고통을 참아가며 최선을 다해 운동했다.
그만큼 나에겐 너무 간절한 올림픽 무대였고
너무 갖고 싶었던 올림픽 메달이었다.
2018년 2월 24일.
내 몸은 내가 노력했던 그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이후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
제일 힘들었던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되었다.
위자료로 받게 될 금액은 기부 할 계획이다.
내가 겪었던 일들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피해를 보는 후배선수들이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

모두에게 지나간 일이겠지만 나는 아직도 그 시간속에 머물러 있었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들은 나를 늘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다.
그때의 그 아픈 감정은 세상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이 안될 만큼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공황장애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해 경기 트라우마까지 생겨
아직도 시합전에 약을 먹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가 없다.
지금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심리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반드시 이겨내서 이번 경기도 무사히 마치고 싶다.

어릴 때부터 나의 꿈은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평창에서, 비록 2%의 아쉬움이 남는 은메달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나는 최선을 다했고 후회는 없다.
이렇게 지나간 나의 평창올림픽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너무 아프지만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게 되었고
경기는 이틀 뒤로 다가왔다.
비록 지금 4년전 기량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꼭!

그리고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았고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냈던 선수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평창..
이제 진짜 보내줄께.
안녕..평창..잘가..
베이징올림픽 매스스타트 D-2!

/letmeout@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