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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메달색보다 빛난 선수들의 올림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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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

매일경제

금메달을 차지한 핀란드의 이보 니스카넨(오른쪽)이 꼴찌로 들어온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킨타나를 격려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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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논란과 도핑, 인종차별 등 각종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가슴 벅찬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다. 왜 오늘날에도 올림픽이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힘겨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감동과 영감을 주고 있다. 지난 평창 대회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5위로 밀려나야 했던 네이선 첸(미국)은 당당히 돌아와 남자 피겨 싱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고, 피겨 단체전에서 실수하며 악플에 시달렸던 미국 태생 중국 선수 주이는 개인전 쇼트프로그램에서 깔끔한 연기를 펼치며 웃어 보였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 황대헌은 실격으로 탈락한 뒤 추월을 시도하던 중 충돌했던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에게 사과를 건네며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가 끝난 후 황대헌은 "시도도 안 해볼 수는 없지 않느냐. 끝까지 시도하고 실패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챔피언이 된 이후 금메달보다 더 멋진 품격을 보여준 이도 있다. 핀란드의 이보 니스카넨은 지난 11일 열린 남자 크로스컨트리 스키 15㎞ 클래식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세리머니를 위해 이동하는 대신 참가자 94명이 모두 레이스를 마치는 순간까지 결승선을 지키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작은 나라에서는 예산이 적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에게 존경심을 보여야 한다"는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킨타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감격했다.

메달과 관계없이 참가 자체가 인간 승리인 선수도 있다. 헝가리 스노보드 대표인 카밀라 코주바크는 만 14세이던 4년 전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평생 인슐린을 맞고 식이 조절을 해야 하는 삶. 하지만 스노보드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여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에서 28명 중 꼴찌였지만 하프파이프 예선에서는 22명 중 19위로 올라섰고, 14일 빅에어 예선은 29명 중 17위로 상승세를 보여줬다. 코주바크는 "어린 당뇨병 환자들에게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숙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KISS) 선임연구위원(스포츠심리학 박사)은 "스포츠 선수들은 실수나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받기보다 우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일단 잘못되고 나면 실패·실수가 나온 요인을 파악한 뒤 새 목표를 설정하는 회복탄력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유효한 올림픽 정신일 것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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