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언으로서 가졌던 자부심에 회의감 들어"
금지 약물을 복용해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4일 중국 베이징 피겨트레이닝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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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도핑 논란에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 가능해진 것에 대해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분노했다.
타임은 15일(한국시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발리예바 논란에 대해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아담 리폰(미국)은 "올림픽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앞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의 도핑 적발을 인지하고도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CAS는 발리예바가 만 16세 이하 보호선수에 해당하고, 도핑 양성 반응 통보가 너무 늦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발리예바는 이날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리폰은 러시아 체육계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러시아는 성적에만 관심이 있고, 선수들의 건강 등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는 것 같다"며 "공장에서 운동 선수들을 찍어내는 것 같고, 코치들도 코치라고 부를 수도 없다. 마치 서커스를 위해 동물을 훈련시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캐다나의 아이스댄스 선수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스캇 모이어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역겹다"며 "내가 그동안 올림피언으로서 가졌던 자부심, 스포츠가 세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생각, 올림픽 정신 등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모이어는 발리예바를 둘러싼 환경도 문제지만, 발리예바가 도핑에 적발됐다면 올림픽에 출전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발리예바가 안타깝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가 도핑에 적발된 것이라면 올림픽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발리예바의 도핑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선수들도 반감을 표시했다. 여자 피겨 싱글에 출전하는 김예림(수리고)은 "모든 선수들이 안 좋게 생각하고 있다. 한 미국 선수는 '발리예바의 스케이트를 좋아했지만 이번 논란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개인 SNS를 통해 "도핑 위반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특정 대상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발리예바의 경기 출전이 허락된 것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한편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발리예바는 총 30명의 선수 중 26번째로 연기에 나선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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