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양성 판정을 받고도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카밀라 발리예바(가운데)가 14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인근 보조링크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가고 있다. 발리예바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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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가 금지 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올림픽 무대에 계속 나선다는 소식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직하게 땀을 흘린 선수들과 같이 경쟁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에서다. 그러면서 발리예바의 도핑 사태가 벌어진 원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4일 도핑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된 발리예바의 여자 싱글 종목 출전을 승인했다.
CAS는 발리예바가 만 16세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정보공개 보호대상자이며 그의 출전 기회를 박탈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해 올림픽 무대에 계속 서는 것을 허락했다.
도핑 위반 결과를 접한 뒤 발리예바에게 징계를 내렸다가 철회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CAS의 판결을 존중한다고만 밝혔다.
앞서 발리예바는 지난 7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동료들과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11일 IOC는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을 공식 발표했다.
발리예바가 어떤 경로로 금지 약물을 복용했는지, 금지 약물 사용을 누가 권했는지 등 발리예바 도핑의 배경은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겸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발리예바가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협심증 치료제로 쓰이는 트리메타지딘은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을 증진하는 데 쓰일 수 있어 WADA는 2014년 이 물질을 금지 약물로 지정했다. 발리예바는 이 대회 여자 싱글에서 비공인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CAS는 △발리예바의 도핑이 올림픽 기간에 걸리지 않았고 △도핑 결과가 샘플 채집 6주가 지난 이달 8일에 RUSADA에 통보돼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발리예바의 출전을 허용했다.
출전은 가능해졌지만 발리예바에게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IOC는 14일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메달권에 입상하면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을 주는 공식 시상식도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7일 발리예바가 피겨 단체전에서 따낸 금메달 시상식도 열지 않기로 했다. 발리예바 사태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연아 인스타그램 캡처) |
‘피겨 여왕’ 김연아도 SNS를 통해 일침을 날렸다. 김연아는 이날 영어로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동등하게 중요하다”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구체적으로 대상을 지목하진 않았으나 발리예바 사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체육계를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12년부터 조직적인 금지 약물 복용과 도핑 회피가 이루어진 것으로 밝혀져 IOC로부터 회원 자격을 정지당했다. 이처럼 도핑으로 문제가 많은 러시아에서 또 한 번 도핑 의혹이 터진 것은 물론, 그 대상이 미성년자인 발리예바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발리예바는 도핑 양성 사실이 발표된 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인근 보조링크에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이후 15일(한국시간) 공개된 러시아 방송 채널원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지난 며칠간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이민재 기자 (2m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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