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서 한복 입은 여성 '소수민족'으로 등장
"도쿄 올림픽 때 독도 논란과는 다른 문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중국 베이징 메인프레스센터를 찾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이 중국 소수민족 문화로 표현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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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불거진 한복 논란과 관련해 "한중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전날 밤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개회식에서 발생했다. 중국의 국기를 게양하는 과정에서 어린이, 사회 지도층, 56개 소수민족 대표 등이 오성홍기를 전달했는데, 소수민족 무리에 한복을 입은 여성이 포착됐다. 이 출연자는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를 입었고, 댕기 머리를 길게 늘어뜨렸다.
황희 장관은 5일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을 소수민족 중 하나라고 판단해 그렇게 표현한 것인데, 일반적으로 소수민족은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면서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발전했다. 이런 논란은 양국 간 형성된 좋은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황희 장관은 "그만큼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인기가 있다는 걸 확신했다. 그렇지만 구별할 건 명확하게 구별해야 한다. 올바르게 잡아야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입장을 밝혔다고 알렸다.
그는 "오늘 오전 중국 신화통신과 만나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조선족을 소수민족으로 과감하게 표현한 것은 양국 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돼 논란을 빚고 있다. 2022.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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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식을 지켜본 국내 누리꾼들은 "중국이 또 한복을 훔치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정치권에서도 "중국의 노골적인 문화공정"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황 장관도 이번 한복 논란과 관련해 중국 측에 적극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국 간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중국 측 관계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회식 사전 영상에 김치 등이 나왔다고 하는데 직접 보진 못했다. 항상 중국과 한복, 김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 누가 봐도 한복을 보면 한국을 떠올린다. 중국은 중국만의 전통의상이 따로 있지 않는가. 때문에 개회식에도 한복을 입고 참석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희 장관은 지난해 2020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 내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시된 것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이번 한복 논란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황 장관은 "이번의 한복 논란은 도쿄 때 영토 문제와는 다르다. 영토는 정말 흔들릴 수 없는 부분"이라며 "대한민국을 침략했던 나라가 사과, 배려 없이 오히려 한국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면서 영토와 관련해 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족이 어떤 배경으로 중국에 살게 됐는지 중국 정부도 잘 알 것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중국에 제대로 짚어주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조언하고 싶다"며 "한중간의 더 큰 이익과 가치를 위해, 균형감을 맞춰 발언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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