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강성형은 '새내기'…김종민·차상현은 베테랑
악수하는 김형실 감독과 김호철 감독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여자 프로배구에 '남자부 지도자' 출신 감독 열풍이 거세게 분다.
극심한 내홍 사태로 난파선이나 다름없던 IBK기업은행이 김호철 감독 부임 후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자 남자부 지도자 출신 감독이 새삼 시선을 끈다.
IBK기업은행은 2일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하고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12월 18일 흥국생명을 상대로 여자부 데뷔전을 치른 김 감독은 이후 6연패를 당하다가 올해 1월 15일 흥국생명을 제물로 첫 승리를 수확했다.
이후 4경기에서 3승 1패를 거둬 김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이래 4승 7패로 선전 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세터였던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 우리카드 등 남자부만 지휘하다가 81개월 만에 여자팀 사령탑으로 V리그에 전격 복귀했다.
한양대 선배로 절친한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생경한 여자팀을 지도하게 된 후배 김호철 감독에게 '여성 심리학' 책을 선물하며 연착륙을 돕기도 했다.
감독을 춤추게 하는 올스타전 |
현대건설의 압도적인 선두 질주를 이끄는 강성형 감독도 여자부 초보 지도자다.
실업팀 현대자동차 시절 '살림꾼'으로 코트를 누빈 강 감독은 은퇴 후 현대자동차, 현대캐피탈에서 트레이너, 수석코치를 거쳐 2015∼2017년 남자부 KB손해보험 감독을 지냈다.
KB손보에서 쓴맛을 봤지만, 두 번째로 감독을 맡은 올해엔 25승을 거두는 동안 단 한 번만 패하며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앞뒀다.
키 맞추고 작전지시 |
김호철, 강성형 감독이 V리그 여자부 새내기라면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베테랑이다.
김 감독은 2017-2018시즌 도로공사에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안기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종민 감독과 절친한 차상현 감독 역시 2016년부터 GS칼텍스를 지휘해 여자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안다.
삼성화재에서 짧은 현역 생활을 마치고 경기대학교,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상무 등 남자팀에서 지도자 이력을 시작한 차 감독은 2011년 GS칼텍스 수석코치로 여자부와 인연을 맺은 뒤 세화고 감독을 거쳐 GS칼텍스의 수장에 올랐다.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일군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여자부 터줏대감이며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역시 여자부만 지휘했다.
작전 지시하는 차상현 감독 |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남자부 지도자 경험 없이 현대건설, 인삼공사 수석코치를 지내고 인삼공사 감독에 올라 여자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도자로 남자팀을 경험한 감독들의 장점으로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꼽힌다. 끌려다니지 않고 선수단을 휘어잡는다.
김종민·차상현 감독은 여자 선수들과 심리적인 '밀고 당기기'(밀당)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듣고, 김호철·강성형 감독은 뛰어난 소통 능력이 돋보인다.
강 감독은 올스타전에서 선수들의 성화에 감춰둔 댄스 실력을 뽐냈고, 김호철, 차상현, 김종민 감독은 각 구단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선수들과 아기자기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 색다른 볼거리도 주기도 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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