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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022년 미국야구기자단(BBWAA)의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 후폭풍이 거세다. 1936년 미국야구기자단의 투표 이래 올해처럼 선정 결과를 놓고 뒷말이 많은 적도 없었다.
1936년 BBWAA의 최초 영광의 명전 회원은 홈런 아이콘 베이브 루스, 최다 안타 타이 콥, 최초 3000 탈삼진의 월터 존슨, 크리스 매튜슨, 호너스 와그너 등 5명이다.
2022년 야구기자단이 선택한 선수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데이비드 오티스(46)가 유일하다. 77.9%로 자격 첫 해 명전 회원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자격 첫 해 쿠퍼스타운의 티킷을 잡은 레전더리는 오티스를 포함해 58명에 불과하다. 야구기자단의 75% 지지를 얻는 게 그만큼 어렵다.
미국에는 스포츠뿐 아니라 분야별로 명예의 전당이 있다. 기자들도 명전 회원이 될 수 있다. 국내와는 사뭇 사정이 다르다. 메이저리그만큼 명전 투표와 결과가 관심을 갖는 종목은 없다. 야구가 명전을 가장 먼저 만들었고, 투표인단도 가장 많다. 다른 종목은 400명 대에 이르지 않는다. 올해 투표한 기자는 394명이다.
명전 회원의 기준은 기록, 팀공헌도, 청렴함, 캐릭터 등이 고려된다. 이번에 팬들이 분노하고 문제가 된 케이스는 자격 10년 마지막 해도 선택받지 못한 MVP 7회 배리 본즈(66%), 사이영상 7회 로저 클레멘스(65.2%), ‘빅게임’ 커트 실링(58.6%)의 탈락 때문이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약물 혐의, 실링은 소수자 차별 및 정치적 발언이 장애물이 됐다. 사실 본즈와 클레멘스는 약물이 확실한 게 분명하다. 하지만 오티스도 2003년 뉴욕타임스에 약물 혐의가 폭로된 바 있다. 그럼에도 기자들은 오티스를 받아 들였다.
희비가 엇갈린 본즈와 오티스의 차이는 캐릭터다. 오티스는 ‘빅 파피’라는 닉네임에서 알 듯 지금도 그렇지만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하다. 본즈는 자신만 알았던 매우 이기적 선수였다. SF 자이언츠 시절 라커 3개를 혼자 사용했고, 기자들과 인터뷰 때도 도발적이고 적대적으로 대했다.
어슬레틱의 브리트 기롤리 기자는 명전 발표 후 트위터에 “만약에 본즈가 오티스와 같은 퍼스낼리티였다면 명전이 입성했을까?” 라고 한 뒤 “나는 입성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성격이 망쳤다고 생각된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오티스는 명전 입성 뒤 기자회견에서 본즈의 탈락에 물어보자 안타깝다면서 “나는 본즈와 비교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위대한 타자다”고 평했다. 본즈와 실링은 트위터로 오티스의 명전 입성을 축하했다. 실링은 2004년 86년 동안 이어진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보스턴 레드삭스를 우승시킨 동료다.
미국 스포츠사에서는 기자들과 적대적 관계로 유명했던 슈퍼스타들이 꽤있다. MLB 역사상 최고 타자 가운데 한 명인 보스턴의 영웅 테드 윌리엄스가 대표적이다. 타격 3관왕을 두 차례나 하고도 MVP를 라이벌 뉴욕 양키스 선수들에게 빼앗긴 게 기자들과 관계 때문이다.
‘레프티’로 통했던 스티브 칼튼(329승 244패 3.22), 스위치히터 에디 메레이도 기자들과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칼튼이 투구한 날 포수 팀 맥카버에게 얘기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칼튼은 자격 첫 해 95.8%의 지지로 명전에 입성했다. 언급한 3명 모두 명전 회원이다.
미국야구기자단은 본즈, 클레멘스, 실링을 외면했지만 앞으로 원로위윈회는 구제를 해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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