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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4% 성장, 누구 얘기인가요?"…빚만 떠안은 자영업자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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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유효송 기자, 세종=최우영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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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식당가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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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40석 규모로 작은 가게를 열었다. 그런데 손님이 너무 없어서 지금까지 계속 빚만 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였다는데 자영업자들은 -4%도 아니고 -40%로 느껴진다"(서울 노원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씨)

"배달 주문이 많아 돈을 잘 번 식당도 있긴 하더라. 그런데 장사가 안 된 가게가 워낙 많아서 작년에 경제가 4% 성장했다는 것은 솔직히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1년 만에 가장 높은 4%를 기록했지만 자영업자 등 서민의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식당·숙박 등 대면서비스 업종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비대면 분야의 호황과 대면 분야의 불황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25일 '2021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GDP(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GDP 성장률이 4%를 기록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민간소비의 증가를 꼽았다.

한은에 따르면 전년대비 민간소비 증가율은 2020년 -5%에서 지난해 3.6%로 반등했다. 지난해 민간소비를 분기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계정조정계열 기준 전기대비 증가율이 3분기 -0.2%에서 4분기 1.7%로 전환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0~11월 방역 조치 완화, 상생지원금 등 정책 효과에 힘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소비 회복의 '훈풍'은 대면서비스 업종에 제대로 미치지 않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021년 1월을 100으로 본 산업생산지수가 지난해 11월 기준 비대면서비스는 106.1로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웃돌았지만 대면서비스(숙박·음식점·운수 등)는 95.3에 머물렀다.

취업자 현황을 살펴봐도 대면서비스 업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동분기대비 66만명 증가했지만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오히려 10만5000명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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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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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대면서비스 업종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인 8571명에 달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미크론의 확산 속도가 델타보다 2~3배 빠르기 때문에 확진자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다음달에는) 하루 2만~3만명이나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와 지원 강화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정부가 자영업자 보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 하나도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9시로 영업시간에 제한이 생기면서 손님이 줄어드는 것이 바로 느껴졌다"며 "영업시간만이라도 저녁 10시까지로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 GDP 실적은 경제정책의 종합 성적표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고 반가운 성과지만 여전히 무거운 책임감도 교차한다"며 "민생과 직결된 대면서비스업, 특히 숙박·음식·문화서비스업 등이 아직 충격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최근 방역조치 장기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한 소상공인 지원, 물가와 민생안정, 나아가 연내 '완전한 경제 정상화'를 목표로 한치도 방심하지 않고 전력투구해 나가겠다"고 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세종=최우영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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