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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 "감독? 나는 화수분 야구의 방향을 잡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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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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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2군 감독이 됐지만, 사실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화수분 야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방향을 잡는 사람이 돼야죠."

이복근 두산 베어스 스카우트 팀장(60)은 19일 파격 인사의 중심에 섰다. 두산은 2022년 시즌 코칭스태프 개편을 발표하며 '이복근 팀장을 2군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알렸다.

두산은 이 감독을 선임한 배경과 관련해 "30년 동안 프런트로 재직하며 구단의 과거와 현재,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그동안 선수 발탁이 주된 업무였다면, 이제는 현장에서 직접 유망주들을 관찰하고 관리하며 그들이 1군 주축 선수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 감독은 충암고-경희대를 졸업한 내야수로 1986년 OB 베어스(현 두산)에 입단해 1991년 5월까지 현역으로 지내다 은퇴했다. 은퇴 직후인 1991년 6월부터 두산 운영팀 직원으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고, 2005년부터 올해까지 스카우트팀에서 일하며 신인과 외국인 선수 발굴에 힘썼다.

이 감독은 발표 직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프런트로 30년 조금 더 넘게 생활한 것 같다. 30년 동안 일하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게 있을 테니까. 사장님, 단장님께서 2군에 가서 그동안 지켜봐 온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인사를 하신 것 같다. 지도자로 유니폼은 처음 입어보지만, 나도 야구 선수 출신이다. 인사가 났을 때 나도 그럼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자는 마음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시 입은 유니폼의 무게는 30년 전보다 훨씬 묵직했다. 유니폼이 워낙 오랜만이라 낯설기도 하고, 첫 지도자 생활을 2군 감독으로 시작하는 부담감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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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프런트 경험을 바탕으로 정면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나는 현장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내가 2군 감독이 됐지만, 사실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지도는 담당 코치들이 하는 것이다. 2군 감독이 할 일은 1군 감독이 하는 일과 확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향을 잡아주는 중재자나 코디네이터에 가까운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단에서 바라는 방향도 내 생각과 같더라. 야구단에 내가 30년 넘게 있었어도 선수들을 지도하진 않았으니까. 선수들을 앞으로 지도하겠다는 마음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지도는 코치님들께 맡기고, 나는 선수들을 어떻게 성장시켜서 화수분 야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의견을 모으고 방향을 잡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2군에는 2022년 신인까지 모두 이 감독이 엄선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흔히 스카우트팀 관계자들은 선수들을 '자식 같다'고 표현한다. 지난해까지는 자식 같은 선수들을 2군 코치진에 위탁했다면, 올해부터는 직접 성장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게 2군 감독으로서 가장 설레는 일이다.

이 감독은 "뽑은 선수들을 계속 보면 연속성이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아마추어 중에서 대학 선수들은 5~6년까지 지켜본 선수들이 있고, 고등학교 선수들도 최소 2~3년은 지켜본 선수들이다. 누구보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해보지도 않고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그동안 선수를 뽑는 일만 하다가 직접 뽑은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볼 생각에 나도 기대된다. 잘 성장할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해주고 그러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 감독은 이날 새 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모인 자리에 함께했다. 이 감독은 "나는 이제 신입 코치니까. 현장 경험이 없어서 부족한 것은 코치진과 소통하면서 풀어가자고 이야기하며 인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두산 2군은 다음 달부터 잠실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이 감독이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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