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 예고…대출 중심 지원대책, 소상공인 반감 부채질
"자영업자에 일방적 희생 강요…현 보상안 턱도 없어, 100% 손실보상 필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2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12.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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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인천에서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오경식씨(37)는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조치 이후 신규 회원을 2명밖에 유치하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오씨는 "센터 규모가 크다보니 임대료와 유지비, 직원 급여 등 지난 11월에만 1000만원의 손해를 봤다"며 "거리두기 조치가 적용된 이달에는 손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어서 대안이 없다. 정부의 손실보상금 지급이 온전히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즉시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또 빚을 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방역지침 강화로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음에도 손실보상금과 실제 손해액 간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내놓는 대책이 대부분 '미래로 어려움을 전가하는' 대출 방식이라는 점도 소상공인들의 불만을 부채질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상금, 방역지원금, 방역물품 등 지원을 하고 있음에도 집단감염 위험이 있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소상공인들 "방역지원금 100만원 부족…정부 100% 손실보상해야"
서울시와 경찰,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국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22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지난 21일 오후 기준 경찰에 신고된 집회는 299명 규모, 1건이다. 이는 현행 거리두기 지침상 집회 및 시위가 백신 접종자에 한해 최대 299명까지 참여할 수 있어서 해당 인원으로 신고만 됐을 뿐 실제 모이는 인원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현재 1그룹(유흥시설)과 2그룹(식당·카페·노래연습장·목욕장업·실내체육시설)의 운영 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됐고, 영화관·공연장·오락실·PC방·학원 등 기타 시설들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정부도 이들을 달래기 위해 방역조치와 무관하게 매출 감소가 확인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손실보상금과 별개로 인당 100만원씩 방역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방역패스 적용 확대에 따른 방역물품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10만원의 현물 지원도 병행한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지원안이 실제 손해를 보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의무'인 방역지침을 강화서 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입게된 만큼 손실 추정액의 100%를 보전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목'인 연말 장사를 망치게됐다는 점도 소상공인들의 불만을 키웠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관계자는 "보상이 아예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실제 예상손실과 너무 차이가 크다"면서 "연말 대목과 맞바꾼 100만원을 누구 코에 붙이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방역패스 검사 정착을 위해 실제 인건비 수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방역지원금 100만원은 부족하다"며 "이번 방역 방침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손실이 100% 온전히 보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지원금 "결국은 빚, 나중에 갚아야"…이재명도 비판 가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선 또다른 결정적 이유는 지원 방식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Δ새희망자금(2조7633억·251만명) Δ버팀목자금(4조2181억원·301만명) Δ버팀목자금 플러스(4조8413억원·291만명) Δ희망회복자금(4조2310억원·189만4000명) 등 총 16조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들 자금은 결국 소상공인들이 갚아야 하는 대출이다. 오는 27일 지급되는 방역지원금 100만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지원이 미흡하다고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역시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당장 현재의 어려움을 미래로 미루는 금융지원에 집중했던 게 맞다"며 "이건 가장 쉬운 일이자 그냥 (개인을) 밀어넣는 일로, 개인에게 (부담을) 떠넘겼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상공인과 국민에게 고통을 전가해서는 안되고, 충분히 여력이 있다"며 "부분 보상이 아니라 완전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거리로 나서게 만든 요인이다. 내년 예산안을 보면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약 68조원이 편성됐다. 이 중 금융지원 예산이 35조8000억원이고, 소상공인 손실보상 및 손실보상 비대상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 등 직접지원 예산은 10조1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의 제시안 8조1000억원보다 2조원 늘어난 것이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대책이 소상공인의 빚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들의 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 1월 748조원에서 올해 9월 현재 900조원으로 코로나 사태 동안 150조원이나 증가한 상태"라며 "정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앞장섰던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사태의 일방적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후보들, 소상공인 지원 확대 지원사격…비상금까지 끌어다 쓴 정부 '난색'
대선주자들의 행보도 자영업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 후보의 경우 고정비 상환 감면 대출 도입과 신용대사면 카드까지 꺼내들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소액 채무의 경우 원금의 90%까지 탕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 모두 정부의 방역지침 강화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 적극 공감하면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정부로는 재원 마련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마저 언급되고 있는 현재 상황이 부담스럽기만하다. 특히 기존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방역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투트랙 지원방안' 자체가 비상금까지 끌어써야했기에 수립 가능했다. 실제 방역지원금의 재원은 3조9000억원 규모의 예비비로 집행된다. 이는 정부의 최종 '비상금' 성격의 자금이다.
한 소상공인은 "우리들은 당장 망하게 생겼는데 정부는 재정건전성 타령만 하고 있다"며 "빨리 선거가 끝나고 새 대통령이 공약을 실천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는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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