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CBA 효력 마감 시한까지 협상 완료하지 못해
메이저리그 직장폐쇄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선수 노조가 10개월의 마라톤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직장폐쇄(로크아웃·lockout)를 결정했다.
MLB 노사는 2016년 맺은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의 개정 마감 시한인 2일 오후 2시(한국시간)까지 새 협약 체결에 실패했다.
MLB 구단주들은 만장일치로 '직장폐쇄'를 의결했다.
AP통신 등 미국 현지 언론은 마감 시한과 동시에 MLB 직장폐쇄를 속보로 전했다.
새로운 CBA가 체결되기 전까지 자유계약선수(FA) 협상, 트레이드 등 모든 MLB 행정 업무가 중단된다. 선수들은 구단 시설도 사용할 수 없다.
MLB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33)의 협상도 멈춘다.
스포팅뉴스 등 많은 현지 매체가 "실질적인 CBA 협상 마감일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2월 1일이다. MLB 노사는 직장폐쇄가 정규시즌 개막 일정에 영향을 주는 건 바라지 않는다"며 내년 초에는 새 CBA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 김광현의 마음은 편치 않다.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보장 800만달러에 계약한 김광현은 2시즌 동안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7을 올렸다.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FA 김광현'의 계약 규모를 2년 1천400만달러∼2천만달러로 전망했다.
변수만 없다면 빅리그 잔류가 어렵지 않지만, 직장폐쇄로 FA 협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은 2022시즌 준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광현에게는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복귀의 선택지도 있다. KBO에서 김광현의 보류권은 SSG 랜더스가 쥐고 있다.
MLB 두 번째 시즌 마친 김광현, 귀국 |
이날 MLB 노사는 미국 텍사스주 어빙에서 기존 CBA 마감 시한을 앞둔 최종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7분 만에 협상이 끝났다.
ESPN은 "MLB에서 노사분규가 발생한 건 역대 9번째다. 1994∼1995년 선수노조 파업 이후 26년 만에 평화가 깨졌다"고 전했다.
MLB 노사는 FA 규정, 연봉 조정, 구단의 전략적인 몸집 줄이기(탱킹), 포스트시즌 확대 여부 등을 놓고 10개월 동안 협상했다.
주요 안건은 FA 규정과 탱킹이다.
선수노조는 현재 FA 취득 기준은 '풀타임 6년'을 5년으로 줄이자고 주장했다.
MLB 구단은 29세 6개월 혹은 풀타임 6시즌을 고집했다.
'풀타임 기준'에도 이견이 있다.
현재 MLB에서는 1년의 서비스 타임을 채우기 위해선 정규시즌 187일 중 172일 동안 현역 로스터 혹은 부상자 명단에 포함돼야 한다.
선수노조는 "구단들이 선수의 서비스 타임을 줄이기 위해 유망주들의 소집 시기를 2주가량 늦추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방지책을 요구했다.
또한, 선수노조는 구단이 리빌딩 혹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어를 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전력 보강을 포기하는 탱킹도 문제 삼으며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지명하는 현재 신인 드래프트 제도를 '지명권 추첨'을 가미한 로터리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구단들은 "선수노조가 구단의 고유권한까지 건드리는 건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MLB 노사는 서로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직장폐쇄의 극단적인 상황을 맞았다.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다. 2월 1일 전까지 새 CBA를 체결하면, 스프링캠프는 정상적으로 열린다.
하지만 직장폐쇄로 인한 스토브리그 중단은 김광현 등 많은 선수에게 불안감을 안길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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