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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오청원배 우승으로 올해 마무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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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최정, 오늘 中팡뤄시와 준결승

라이벌 위즈잉과 3번기 유력

통산 6번째 세계 제패 도전

“여자국수 패배 후유증은 없다”

조선일보

여자 바둑기사 최정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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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바둑계의 대들보 최정(25)이 이번 주 또 한번 세계 정복에 나선다. 한·중 간 인터넷으로 치를 제4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가 이번 무대다. 30일 팡뤄시(19) 4단과 벌이는 준결승에서 이길 경우 위즈잉 6단 대 왕천싱 5단전 승자와 결승 3번기(12월 2~4일)를 갖는다. 우승 상금은 50만위안(약 9000만원).

세계 여자 대회는 1993년 취보배를 효시로 총 30번 열렸다. ‘철녀(鐵女)’로 불리던 중국 루이나이웨이(58)의 8회가 최다 우승 기록이다. 박지은(38)과 최정이 각 5회로 공동 2위, 위즈잉(4회)이 그다음이다. 최정이 우승하면 단독 2위에 오르면서 루이의 아성을 넘보게 된다.

이번에도 최정과 위즈잉 등 한·중 에이스의 패권 다툼으로 좁혀질 공산이 높다. 최정은 96개월 연속 부동의 한국 여자 톱랭커로 군림 중이다. 지난주 여자 국수위를 내려놓았지만 국제 대회인 궁륭산병성배 포함 3관왕이다. 최근 여자리그서 19전 전승으로 ‘비(非)우승팀 최초 MVP’에 뽑히는 기록도 추가했다.

위즈잉(24)은 17세 때 남성 유망주를 줄줄이 꺾고 중국 신인왕에 올랐던 강자다. 당시 결승서 위즈잉에게 패한 리친청은 현재 중국 10위로 각 기전에서 맹활약 중이다. 16개월 연속 중국 여자 1위인 위즈잉은 여자갑조리그 32연승 기록도 갖고 있다.

두 여걸은 35번 맞대결, 위즈잉이 18승 17패로 한발 앞서 있다. 지난 3월 제3회 센코배 결승서 패해 균형이 깨졌다. 최정으로선 결승서 위즈잉을 꺾고 설욕과 타이틀 등 두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2019년 제2회 오청원배 이후 2년 만의 국제 대회 우승도 걸려있다.

최정은 셰이민과 전기 챔프 저우훙위(19)를, 위즈잉은 일본 우에노와 후지사와를 각각 꺾고 올라왔다. 둘은 여자 바둑 세계 최연소 우승을 놓고도 단 하루 차이로 1·2위로 갈렸을 정도의 모태 라이벌(?)이다. 최정이 2014년 제5회 궁륭산배를 우승한 것이 생후 6541일, 위즈잉의 첫 우승(2015년 6회 궁륭산배)은 6542일째였다.

최정이 준결승서 만날 팡뤄시도 경계 대상이다. 본선 16강전서 노장 루이나이웨이를, 8강전에선 당시 급부상 중이던 한국 조승아를 제치고 올라왔다. 7월 4강 진출 후 “지금 둔다면 최정이 나보다 더 세다. 하지만 4개월 뒤 만나면 누가 이길지 모른다”고 임전 소감을 말한 당돌한 신예다. 현재 중국 랭킹은 131위.

4강 멤버 중 최고령인 왕천싱(30)은 한국 여자 2위 오유진을 탈락시키고 올라왔다. 2013년 궁륭산병성배 결승서 위즈잉을 꺾고 우승한 경력이 있다. 최정에겐 2019년 제2회 오청원배 결승서 2연패하는 등 1승 8패(현재 7연패) 중이다. 중국 랭킹은 전체 71위, 여자 3위.

최정 입장에서 보면 대국 시점이 좀 묘하다. 오유진(23)에게 여자국수 타이틀을 내준 게 5일 전이다. 10년 만의 국내 여자 대회 결승전 패배 후유증은 없을까. 최정은 “이미 지난 일이고 염두에 두지 않는다. 약간 피곤하지만 컨디션은 정상”이라며 대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처음 만나는 팡뤄시에 대해선 “기보를 보니 잘 두더라. 특히 전투 감각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4강에 혼자 남은 탓에 팬들이 전폭적으로 응원해주실 것 같다. 꼭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출사표를 냈다. 올해 ‘한중 바둑 대전’ 완승의 마지막 열쇠가 최정의 손에 달렸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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