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포기하는 구단들 ‘탱킹 전략’
노조 “돈 아끼려 리그 발전 막아”
지명타자제 등 경기 규칙도 쟁점
내달 1일까지 합의 안 되면 ‘파국’
FA 계약·내년 시즌 일정도 차질
메이저리그가 ‘직장폐쇄’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현지시간 12월1일 오후 11시59분까지 새 노사협약에 합의하지 못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직장폐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1994년 파업과 이에 따른 직장폐쇄로 시즌이 중단된 이후 27년 만에 처음 벌어지는 일이다.
USA투데이는 26일 메이저리그가 직장폐쇄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노조가 3년 전 합의한 노사협약은 다음달 1일 자정 직전 끝이 난다. 그때까지 새 노사협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구단 측은 직장폐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직장폐쇄 동안 40인 로스터의 변동이 금지된다. 당연히 FA 계약도 불가능하다. 직장폐쇄 동안 선수들은 구단 시설 이용이 금지되기 때문에 자칫 2월 중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2022시즌의 정상적인 개최도 불가능하다.
쟁점은 역시 연봉 구조에 있다. 최근 수년간 메이저리그에서는 성적을 포기하는 ‘탱킹 전략’이 유행이었다. 성적을 떨어뜨린 뒤 드래프트 상위 순번을 얻어 전력을 강화시키는 전략이다. 이번 시즌에도 볼티모어와 애리조나 110패, 텍사스 102패, 피츠버그가 101패를 감수했고 워싱턴이 97패, 마이애미가 95패를 기록했다. 선수노조는 돈을 아끼는 탱킹 전략이 리그 발전을 해치는 요소라는 입장이다. 그 결과 2020년 연봉 상위 125명의 평균은 1890만달러였는데 2021년은 1840만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구단은 더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단들은 어린 선수들의 연봉을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 기록에 연동시키거나 FA 자격 기준을 나이(29.5세)로 하자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A 자격을 얻기 전 어린 선수들을 더 많이 쓰고 싶다는 뜻이 담겼다.
경기 규칙 변화도 이번 노사협약 검토 사항이다.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제도 도입이 검토된다. 포스트시즌 참가 팀을 확대하는 안도 포함됐다. 현재 각 리그 5팀씩 10개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이를 14팀 또는 16팀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14팀안의 경우 리그 최고 승률팀은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고 나머지 지구 우승 2팀은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리팀과 3전2승제를 치른다. 이때 우승팀 2팀이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리 팀 두 팀 중 한 팀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 방지를 위해 KBO리그에서 쓰는 것처럼 보다 끈끈한 가죽의 공을 공인구로 사용하는 안은 합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노사협약이 만들어진 것은 1968년부터였다. 1972년 첫 파업을 시작으로 1994년 마지막 파업까지 모두 8차례의 파업이 있었다. 최저연봉, FA 제도 및 리그 운영에 대한 내용이 바뀔 때 노사가 협의하도록 돼 있다. 이번 노사협약 실행위원회에는 맥스 셔저, 앤드루 밀러, 게릿 콜, 마커스 시미언, 제임스 팩스턴, 제이슨 카스트로, 프랜시스코 린도어, 잭 브리튼 등 8명이 포함됐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리그 운영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을 선수협회 동의 없이 이사회가 내린다. 지난 7월 시즌 중단을 결정할 때 선수노조와 합의를 했더라면 이를 둘러싼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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