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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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국제 공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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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가급등에 맞서 SPR 5000만배럴을 방출한다고 밝혔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SRP 방출이다. 이 중 3200만배럴은 민간 정유사와 교환방식으로 방출한이다. 정유사에 원유를 제공한 다음 유가가 떨어졌을 때 돌려 받아 비축하는 방식이다. 1800만배럴은 시장 매각 물량으로 다음달부터 시장에 풀린다.
우리나라 정부와 중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도 미국이 제안한 비축유 공동 방출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가 비축유를 방출한 건 이번까지 네 차례지만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수급 불안이 아닌 가격을 이유로 한 비축유 방출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경제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잠시 손을 맞잡은 것은 그만큼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전략비축유 방출로 원유 수요를 일정 부분 메우고 OPEC+ 등 산유국의 증산압력을 가하는 카드로 쓰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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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도움 될 것"…시장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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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름값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연설을 통해 "국제 공조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루만에 유가가 내리지 않겠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대와는 달리 미국의 방출 결정에도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28% 오른 배럴당 78.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2.91% 뛴 81.33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SPR 공동방출 결정이 유가를 비롯한 물가 안정세를 이끌어낼지 판단하기엔 이른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비축유가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공급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주도의 전략유 공동방출은 유가를 단기간 진정시킬 수 있겠지만 장기간 지속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올해도 2869만배럴의 전략유가 방출됐지만 유가는 공급 부족 문제로 상승세를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OPEC+이 비축유 방출에 반발해 지난 8월부터 유지하고 있는 하루 40만 배럴 증산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은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증산에 합의하지 않으면 유가 억제 노력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여기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이 완료되며 수요가 계속 회복되는 추세여서 유가는 더 오를 여지가 남아있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글로벌 석유 소비는 하루 평균 1억 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4.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헤닝 글로이스테인은 "이번 조치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전략유 방출 규모가 당초 기대를 하회하고 OPEC+의 증산 지연 등을 통한 보복 가능성 등으로 유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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