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음기 트로피' 추가하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그랜드 슬램'
"그래미 보수적 분위기 변수"…"쟁쟁한 후보 모두 꺾어 수상 가능성↑"
AMA 시상식서 '페이보릿 팝송' 부문 수상한 BTS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전 세계인을 녹인 '버터(Butter)'가 그래미의 견고한 벽도 녹일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올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AMA)에서 쟁쟁한 팝 스타들을 꺾고 대상 트로피를 안으면서 이제 관심은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로 쏠린다.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BTS가 유일하게 손에 넣지 못한 트로피가 바로 그래미의 '축음기'다.
아시아 가수로는 최초로 AMA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 수상의 영광을 안은 BTS가 이번에는 그래미의 문턱을 넘어 대중음악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23일 대중음악계 등에 따르면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2시(미국 서부시간 23일 오전 9시)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자를 발표한다.
회원들은 지난 5일 1차 투표를 마쳤으며 다음 달 최종 라운드 투표를 하게 된다.
음악계에서는 BTS가 올해 그래미 도전에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BTS는 지난 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팝 장르 시상 부문 중 하나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하지는 못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영어 싱글 '버터'(Butter)는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통산 10주간 차지한 바 있다. 빌보드 역사에서 10주 이상 1위를 차지한 곡은 '버터'를 비롯해 지금까지 40곡에 그친다.
트로피 들고 포즈 취하는 'AMA 3관왕' BTS |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 함께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등의 흥행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그래미 후보 발표 이틀 전에 있었던 AMA 시상식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올리비아 로드리고, 테일러 스위프트, 더 위켄드 등 누구나 다 아는 쟁쟁한 후보를 꺾고 AMA 최고상의 영예를 안은 BTS의 위상과 입지가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의미에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AMA는 (음악계에서)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빠르게 움직인다"며 "이제 시작이다. 최종적으로는 그래미까지 통하는 과정에서 첫발을 디딘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역시 "각 시상식은 어떤 시대의 흐름, 움직임 등에 있어 서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AMA '올해의 아티스트' 상 수상이 (그래미에 있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특히 4대 본상으로 꼽히는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 수상 가능성 관련해서도 "작년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BTS가 활약해 온 기간에서 여러모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다른 시상식과 비교해 유난히 '깐깐한' 그래미의 성향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AMA 시상식 참석하는 BTS…3개 부문 후보 |
아카데미 회원 대부분이 미국 주류 음악계의 전통적 집단으로 구성된 탓에 '새로운 선택'에 인색하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바다. 회원 가운데 아시아 지역은 1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팝스타들도 그래미에서는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전체 투표를 통해 후보를 선정하기로 하면서 여러 시상식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은 BTS의 '힘'을 무시하지 못하리란 의견도 적잖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워낙 보수적이다 보니 1년 정도 BTS를 '묵혔다가' 상을 주지 않겠나 싶었다. 그 1년 뒤가 바로 이번 시상식"이라며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은 내년 1월 31일, 한국 시각으로는 2월 1일 열린다.
[그래픽] BTS,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수상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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