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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문상열의 부시리그] KS 3연패 후 시리즈 연장은 차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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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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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벼랑에 몰린 두산 베어스의 기사회생 가능성은?

제로다. 한국시리즈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후 기사회생해 역전 드라마를 연출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3패 후 4연승으로 드라마를 연출한 경우는 딱 한 차례뿐이다.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3패 벼랑에서 4연승으로 탈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있다.

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야구 인생 하이라이트였다. 4차전에서 3-4로 뒤진 9회 말 케빈 밀라가 뉴욕 양키스 마리아노 리베라로부터 볼넷으로 출루하자 보스턴 레드삭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대주자 로버츠로 교체했다.

발빠른 로버츠는 과감히 도루에 성공했고, 빌 뮬러의 중전 적시타로 4-4 동점이 됐다. 천금같은 도루였다. 보스턴은 연장 12회 데이비드 오티스가 끝내기 투런홈런으로 4차전을 6-4로 이긴 뒤 5,6,7차전을 내리 승리한다.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꺾고 86년 동안 이어지 ‘밤비노의 저주’를 푼다. 보스턴은 밤비노의 저주를 해결하고 이후 3차례나 더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라 같은 기간 라이벌 뉴욕 양키스를 압도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4차전이 벼랑 승부, 즉 일리미네이션 게임(elimination game)이다. 시리즈를 연장할 수 있을지 4차전으로 KT의 우승으로 끝날지가 관건이다. 역대 KS에서 시리즈 4승으로 끝난 경우는 모두 8번이다. 벼랑에 몰렸을 때 이를 탈출하기 어렵다.

3패에 몰리게 되면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체가 전의를 상실해 뒤집기는 역부족이다. 역대 37차례 KS 동안 3패 후 시리즈를 연장한 경우는 딱 3차례에 불과하다. 두산의 기사회생이 불가능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록은 거짓말하지 않았다.

1983년 MBC 청룡이 해태 타이거스와의 대결에서 3패후 4차전이 무승부가 돼 5차전까지 이어져 4승1무로 끝난 적이 있다. 두 번째는 1988년 빙그레 이글스였다. 3패에 벼랑에 몰린 빙그레는 4,5차전을 이겨 6차전까지 승부를 연장했다. 하지만 6차전에서 해태에 무릎을 꿇었다.

당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노주관 사장이 3연승을 거두자 김응용 감독에게 “살살하라”는 농담섞인 얘기를 건넸다. 노 사장은 해태가 이미 1986, 1987년 KS 2연패를 거둔 터라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승부라는 것은 알 수 없는 법. 농담이 비극적으로 흐르는 분위기였다. 3연승 후 2연패를 당해 시리즈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노 사장은 그 말을 하고난 뒤 사색이 됐다는 후문. 이후 노 사장은 김 감독에게 야구와 관련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았다.

두산은 2000년의 기억을 안고 4차전을 치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S에서 유일하게 3연패 후 3연승으로 시리즈를 7차전으로 몰고간 유일한 승부였다. 두산은 현대에 3연패에 몰린 뒤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역시 7차전에서 2-2 동점을 이룬 4회 말 외국인 선수 토마스 퀸란이 3점포와 8회 솔로포로 두산의 역전 희망을 꺾었다. 현대의 6-2로 끝났다.

승률 제로의 싸움에서 두산과 김태형 감독의 4차전 승부가 흥미롭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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