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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부재+전술 변화… 대한항공 이제는 날아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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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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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챔피언 대한항공이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다. 에이스 정지석의 부재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부임 후 팀내 변화가 겹쳤다.

대한항공은 6위(2승 4패·승점6)로 1라운드를 마쳤다. 7일 열린 한국전력전에서도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면서 승점 추가에 실패했다. 혼전 양상이라 1위 한국전력(4승 2패·승점12)과 격차가 크진 않다. 하지만 디펜딩챔피언인 대한항공이기에 실망스러운 결과인 것은 분명하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정지석의 부재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MVP 정지석은 개인적인 문제로 팀에서 이탈한 상태다. 전 여자친구 A씨가 폭행, 재물 손괴, 불법 촬영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A씨는 합의를 통해 고소를 취하했고, 불법 촬영 혐의는 불송치로 결론났다. 법적인 문제는 곧 마무리되고, 복귀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정지석이 없는 동안 대한항공은 공수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외국인선수 링컨(105점)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가운데 임동혁(122점)에게 부담이 많이 쏠렸다. 지난 시즌엔 외국인선수 없는 기간도 정지석의 활약으로 버텼지만 매우 버거운 상황이다.

서브 리시브가 특히 심각하다. 정지석이 없는 대한항공은 곽승석과 오은렬을 중심으로 서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상대가 강서버일 땐 임동혁과 링컨도 리시브에 참여하는데, 상대가 임동혁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한국전력전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16개의 서브가 임동혁에게 향했고, 효율은 마이너스(-6.3%)에 머물렀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틸리카이넨 감독의 시스템 변화도 아직까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34세로 젊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빠르고, 스마트한 배구'를 내세웠다. 선수들에게 과감하고 빠른 볼 처리를 요구했고, 이에 맞춘 훈련을 했다. 주전과 비주전을 나누기보다는 모든 선수가 함께 어우러져 훈련하면서 상황에 따른 선수 기용을 준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세터 기용이나 선수 교체 등 틸리카이넨 감독이 원하는 색깔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전력전 패배 후에는 스스로 "스마트한 배구를 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고, 탓하고 싶진 않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시간이 답이다. 정지석은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물론 팬들에게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하겠지만, 구단이나 배구연맹 징계 사유는 아니다.

팀 전술 부분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그동안 세터 한선수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전에선 3세트에서 유광우를 투입해 링컨의 공격력을 살려주기도 했다. 군복무를 마친 미들블로커 김규민도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지만 교체 투입됐고, 틸리카이넨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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