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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스윙과 콘택트’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공격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 점이다. KBO리그는 콘택트, MLB는 스윙이다. 이 현상은 올 포스트시즌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스윙은 홈런이고, 콘택트는 안타다.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타율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MLB는 타율보다 출루율+장타율인 OPS가 우선이다. 앞으로 갈수록 3할 타자 분포는 떨어진다. 철저한 수비 시프트 때문이다. 안타가 될 길목에 내야수가 버티고 있다.
KBO 타격왕 키움의 이정후는 타율 0.360을 기록했다. MLB는 시즌 도중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트레이 터너가 기록한 0.328이 최고 타율이다.
ML에서 규정 타석을 채우고 3할 타율을 작성한 타자는 15명이다. 올해 1타석 이상 타격한 선수만 1695명이다. KBO는 3할 타율이 13명이다. 1타석 이상 타격한 선수는 400명에 이르지 못한다.
와일드카드(WC) 2경기, 준플레이오프(PO) 3경기 등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터진 홈런은 두 개다. WC 1차전 김재환의 2점 홈런과 준PO 3차전 페르난데스의 투런이 유이하다. 안타는 포스트시즌에도 불구하고 많이 주고 받는다. 볼넷도 많다.
키움과 두산의 WC 1차전 15안타가 최소 안타다. 1차전에서는 볼넷과 사구 11개로 프리패스도 많았다.WC 2차전 33안타, 준PO 1차전 19안타, 준PO 2차전 23안타, 준PO 3차전 24안타가 터졌다.
MLB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만 비교해도 차이는 확연하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WC에서 양팀은 안타 13개, 홈런 4개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WC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LA 다저스 경기에선 12안타, 2홈런이 나왔다. 1-1 동점을 이룬 9회 말 크리스 테일러는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MLB는 안타수와 득점이 비슷한 경우가 흔하다. 이유는 홈런으로 승부를 가르기 때문이다.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 득점을 올릴 수가 없다. 똑딱이 안타로 1득점하는 야구는 상상하기 어렵다. 투수들의 구위가 워낙 뛰어 나서다. 실투를 놓치지 않은 스윙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타격코치는 선수의 자율 스윙에 맡긴다.
올 월드시리(WS) 챔피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살펴보자.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MVP는 에디 로자리오가 받았다. 로자리오는 홈런 3, 타점 9개를 올렸다. 호르헤 솔래어도 홈런 3, 타점 6개로 WS MVP를 수상했다.
KBO 타자들은 왜 포스트시즌에서 콘택트 위주의 타격을 할까. 경기 전에 감독, 타격코치는 “큰 스윙을 하지말고 코스에 따라 콘택트 하라”고 주문한다. 장타가 나올 수 없고 삼진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 결과,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에 의한 명승부가 나오기 어렵다. 아마추어 때도 이런 식으로 배운다. 삼진 당하면 큰일이 난다. 감독에게 혼쭐난다.
필자는 2018년 키움과 SK의 플레이오프를 포스트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본다. 당시 SK는 5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 연장 10회 백투백 홈런 및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뒀다. 당시 SK는 5경기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때 감독이 미국인 트레이 힐먼이었고 한국시리즈까지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게 우연이었을까. 미국 코치들은 타격에 간섭하지 않는다.
깨 열번 구르느니 호박 한 번 굴러서 승부를 내는 게 팬들을 위한 야구다. 홈런은 야구의 꽃이고, 포스트시즌 홈런은 역사로 남는다. 큰 경기에서 더욱 돋보이는 호쾌한 홈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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