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크리켓 월드컵 관련 메시지 올렸다가 '날벼락'
당국 "폭동 선동 혐의로 기소할 것"
인도 경찰.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국민이 파키스탄 크리켓팀의 승리를 축하했다는 이유로 인도 곳곳에서 무슬림들이 체포됐다.
29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서부 라자스탄주의 한 사립학교 교사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대학생 3명 등이 이런 이유로 최근 경찰에 체포됐다.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도 2명 이상이 구금되는 등 이번 사안으로 체포된 무슬림 수는 인도 전역에서 8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인도 경찰은 이들에게 증오심 고무, 종교적 조화 교란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요기 아디티아나트 우타르프라데시주 총리는 이에 대해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파키스탄팀 승리를 축하하는 이들은 폭동 선동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이들 대부분은 지난 2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T20 크리켓 월드컵 대회에서 파키스탄이 인도를 이기자 소셜미디어(SNS) 등에 축하 메시지와 영상을 올렸다. 일부는 친파키스탄 성향의 슬로건을 게재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이 크리켓 월드컵에서 인도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키스탄은 이날 승리 후 전국이 축제 분위로 들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핵무기 개발 경쟁 등을 벌이며 날카롭게 맞선 '앙숙' 관계로 양국 크리켓 경기는 현지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24일 T20 크리켓 월드컵 대회에서 인도를 이기고 기뻐하는 파키스탄팀 선수. |
인도 경찰의 이번 체포 조치는 인도국민당(BJP)이 2014년 집권한 후 현지에 거세지고 있는 보수 힌두교도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집권 후 시민권법 개정, 인도령 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 등을 통해 무슬림 등 소수 집단 탄압을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권법에는 무슬림 차별적 요소가 담겼고, 인도령 카슈미르는 무슬림 주민이 다수인 지역으로 모디 정부의 조치에 따라 주민들은 취업, 부동산 취득 등에서 누리던 혜택을 잃었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른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양국이 정전 통제선(LoC, Line of Control)을 맞댄 채 각각 인도령 카슈미르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힌두교도는 13억8천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비중은 각각 14%와 2%에 그친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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