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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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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 수익화 첨병은 '통화 데이터'…'5천억 매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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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통화데이터 활용, 사람같이 알아듣는 AI 소상공인 위한 통화비서 출시, 제2 네이버예약 [비즈니스워치] 구혜린 기자 hrgu@bizwatch.co.kr

#홀로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A씨. 워낙 작은 평수의 가게여서 파트타이머를 따로 고용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베이킹에 집중하는 아침이나, 손님 응대를 하는 점심시간에 울려오는 전화를 놓치기 일쑤다.

#여자친구와의 기념일을 깜빡한 B씨. 당장 내일 아침에 만나기로 했는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 이른 시간에 픽업할 꽃을 준비하려고 꽃집 이곳저곳에 전화를 돌려보지만, 야심한 시각에 아무 곳도 전화를 받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A씨와 B씨의 고민은 KT의 'AI(인공지능) 통화비서'를 만나면 해결 가능하다. AI통화비서는 KT가 전날(25일) 소상공인을 위해 선보인 신규 서비스다. 가게에서 이용하는 유선전화에 AI통화비서를 접목하면 AI가 24시간 응대하는 '작은 콜센터'를 갖추게 된다.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AI 기술 수익화에 혈안인 가운데 KT는 방대한 양의 '대화 데이터'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AI 통화비서를 비롯한 여러 대화기술 기반 서비스를 전개해 약 5000억원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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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통화비서를 활용하고 있는 카페 매장 모습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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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 고객센터서 '열일'하는 보이스봇

KT는 자체 개발한 'AI능동복합대화기술'을 통해 연 3조원 규모의 AI컨택센터(AICC) 시장에 도전한다.

AI능동복합대화기술이란 사람의 말을 사람처럼 이해하는 고도의 AI기술이다. '상황인지형대화기술'과 '복합적대화추론기술'을 적용해 AI가 대화의 문맥을 파악할 줄 알고 대화를 스스로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추가로 질문할 수 있다.

김치영 KT AI 연구소 소장은 "AI스피커(기가지니)는 확실한 발화들이 들어오지만, AICC는 의도가 모호한 발화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AICC에는 선제적으로 고객에게 단층 질문을 제시하고 고객의 의도를 찾아가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T는 AI 서비스를 전개하는 ICT기업 중에서도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KT가 국내 최대규모 고객센터를 보유하면서 방대한 양의 대화 데이터를 축적해왔기 때문이다. AI가 사람의 말을 잘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가상의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 최상의 환경이란 설명이다.

KT는 이 대화 기술을 지난 4월부터 콜센터에 접목, 상용화를 완료했다. KT 콜센터(100번)에 전화를 걸면 AI인 '보이스봇'이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현재 보이스봇은 하루 평균 10만콜 응대를 하며, 전체의 70%의 비율로 통화를 완벽하게 완료하는 상태다.

박효일 고객경험혁신본부 본부장은 "고객의 말씀을 100% 이해하고 상담을 완결짓는 경우와 180개 업무유형으로 맵핑을 해 한번에 전문상담직원에게 보내는 경우가 70%라는 의미"라며 "KT는 4500만회선, 1950만고객, 다양한 서비스 이용형태가 있는데 초기 품질로는 굉장히 의미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능동복합대화기술은 B2B(기업간거래) 사업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낳았다. 신한라이프와 NH투자증권, 우리은행, K뱅크, 현대홈쇼핑, 직방, 매드포갈릭 등 50여개 기업이 텔레마케팅에 KT의 보이스봇을 적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34개 지자체가 코로나 관련 현황 파악, 돌봄어르신 건강상태 확인 등에 KT의 기술을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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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콜센터에서 보이스봇이 통화 메모를 남긴 모습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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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사업장도 부재중 전화 걱정 '뚝'

이제 AI능동복합대화기술은 일반 소상공인에 의해 활발히 사용될 전망이다. 이날 KT는 AI통화비서를 출시했다. AI통화비서는 부재 중 가게 유선전화로 걸려 오는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다. 고객이 AI에게 요구사항을 구두로 남길 경우, 소상공인은 연결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요구사항을 확인 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소상공인에게는 일종의 '초소형 고객센터'가 생기는 셈이다. 문의에 대한 답변뿐만 아니라 예약, 주문 등을 처리할 수 있어 1인 점포나 손님이 몰리는 매장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월 이용료는 부가세 포함 2만2000원. 연내 가입시 3개월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현재 AI통화비서는 90% 이상의 음성인식률, 85% 이상의 대화이해도를 기록한 상태다. KT는 통화비서에 다양한 플랫폼을 접목해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다양한 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KT가 AI콜센터와 AI통화비서 등을 통해 기대하고 있는 연간 매출은 2025년 기준 5000억원이다.

올해 동남아시아와 일본에 보급한 'AI호텔'처럼 AI통화비서의 해외 수출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송재호 AI/DX 융합사업부문 부문장은 "330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AI 사업을 하나하나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고객들이 통화비서 서비스의 제대로 된 가치를 느끼실 수 있도록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AI능동복합대화기술을 KT 100번 고객센터에 적용하면서 얼마만큼의 성능을 낼 것인지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며 "올해 병원, 경찰서, 소방서, 동네 미용실 등 언제 어디서나 24시간이 소통이 가능한 AI통화비서를 제공하고 내년엔 KT 초거대 AI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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