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골키퍼 이준이 3일 광주전에서 골킥을 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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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도 무실점 해볼게요.”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이준(24)은 프로 데뷔 후 리그 2경기, ACL 1경기를 치렀다. 데뷔전 큰 실수가 있었으나, 이후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주전 골키퍼 강현무 공백을 지워나가고 있다. 이준은 17일 ACL 8강 나고야 그램퍼스(일본)과 경기에서 데뷔 후 첫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특히 전반 32분 실점과 다름없는 장면에서 말 그대로 ‘슈퍼 세이브’를 해냈다. 야쿱 스비에르초크가 슛한 공이 강상우의 몸을 막고 굴절됐다. 이를 이나가키 쇼가 재차 슛으로 연결했는데, 이준은 몸을 날려 공을 막아냈다. 이준의 선방 덕분에 포항은 전반을 0-0으로 마쳤고, 후반 3골을 몰아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준은 “공이 갈 수 있는 공간이 딱 보였다. 몸을 날리면 걸릴 거 같았다. 운도 따랐다. 저 한명으로 막은 건 아니고, 다같이 도왔기에 실점하지 않은 거 같다”고 공을 돌렸다. ACL 무대 역시 처음 소화했다. 이준의 첫 무실점 경기가 됐다. 이준은 “데뷔 후 첫 무실점이라 의미가 크다. ACL 8강이라는 무대는 아무나 밟아볼 수 없는 자리다.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기여해서 기분이 좋다”고 돌아봤다. 이준은 광주FC전 직후 나고야 분석에 돌입했다. 그는 “일단 몸상태를 100%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나고야 선수들의 특징을 외울 정도로 영상을 많이 봤다. 그런 부분들이 경기력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우려했던 실수도 없었고, 팀도 무실점으로 승리했다. 그럼에도 이준은 “개인적으로는 70점을 주고 싶다”면서 “안정감을 조금 찾고 편해진 건 있다. 하지만 킥 미스도 있었고, 중앙 수비수와 콜 플레이 미스도 나왔다. 세이브보다 팀에 잘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다.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들뜨지 않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바라봤다.
‘오히려 좋아’라는 말을 최근에 좋아하게 됐다는 이준은 “(데뷔전 실수를 한)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오히려 좋다’고 되뇌었다. 교훈 삼아서 잘한다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뒤 “아마추어 때 멘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주위에서 ‘멘털이 좋다’는 말을 해준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한다. 멘털은 괜찮다”고 웃었다.
수술 후 회복 중인 강현무는 이준에게 끊임없이 조언을 보내고 있다. “사실 솔직하게 두렵다는 마음이 들었다. 현무 형이 ‘너를 믿고 팀을 믿으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해줬다”면서 “수비수들과 서로 소통하면서 도와야 한다. 골키퍼가 모든 공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순간순간에 집중을 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ACL 4강은 ‘동해안더비’다. 이준에게도 첫 ‘동해안더비’다. 이준은 “상징성이나 중요성은 선수들 모두 인지하고 있다. 직전 ‘동해안더비’ 때도 (조)성훈이가 실수했지만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누구랑 맞붙는다고 해서 기죽지 않는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있다”면서 “무실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차분함과 냉정함을 유지해서 ACL 결승에 가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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